이란, 개혁 성향 활동가·영화감독 체포…"사회 불안 조장"

입력 2022-07-09 16:38
이란, 개혁 성향 활동가·영화감독 체포…"사회 불안 조장"

정권 비판 움직인 보인 인사들 잇따라 구금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내 개혁 성향 활동가와 저명 영화감독이 당국에 체포됐다고 국영 IRNA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내무부 차관을 지낸 개혁 성향 활동가 무스타파 타즈자데는 국가 안보에 반하는 행위를 하고, 거짓말을 퍼뜨려 여론을 교란한 혐의로 최근 구금됐다.

타즈자데는 최근 트위터에 "현재 어려움에 빠진 경제로 인해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한 가운데, 핵합의까지 복원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최고지도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트위터 게시글이 그의 체포와 관련 있는지는 명확지 않다.

다만, 이란 내에서 최고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금기시된다.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는 국가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권력의 정점이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은 이란인 영화감독도 최근 당국에 체포됐다.

IRNA는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와 그의 동료 무스타파 알레흐마드가 당국에 체포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아바단 건물 붕괴 사건과 관련해 사회 불안을 조장하고, 대중 심리를 교란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이란 남부 후제스탄주(州) 아바단의 10층 건물이 무너져 최소 80명이 매몰됐다. 수습 작업으로 확인한 사망자 수는 43명이다.

이후 아바단 등 몇몇 도시에서는 이 사고와 관련해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

라술로프는 이와 관련해 "국민은 부패, 도둑질, 비효율, 탄압에 분노한 것"이라면서 "보안군은 그들을 향한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촉구한 바 있다.

라술로프 감독은 2020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데어 이즈 노 이블'로 황금곰상을 받았다.

그러나 라술로프는 정치 성향 등을 이유로 이란 정부로부터 출국 금지를 당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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