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가스 끊긴 불가리아, 그리스 경유 새 공급 루트 확보
아제르바이잔 가스 공급 파이프라인 10월 개통…연간 30억㎥ 공급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당한 끊긴 불가리아가 오는 10월부터 그리스와 연결된 파이프라인으로 가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 키릴 페트코프 불가리아 총리는 8일(현지시간) 그리스 북동부 도시 코모니티에서 양국을 연결하는 가스관 개통식을 했다. 2019년 착공 이래 3년 만이다.
길이 182㎞의 이 가스관은 코모티니와 불가리아 중부 도시 스타라자고라를 잇는다.
가동 초기 연간 30억㎥ 규모의 공급 능력을 갖췄으며, 향후 최대 50억㎥까지 공급량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업 가동은 오는 10월 1일부터다.
이 가스관은 주로 아제르바이잔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불가리아까지 수송하게 된다.
아울러 알제리·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가 그리스 터미널에서 기화 작업을 거쳐 이 가스관을 통해 불가리아로 운송될 예정이다.
지난 4월 러시아에서 공급되는 가스가 끊긴 불가리아로서는 러시아산 가스를 대체할 새로운 공급 라인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는 단순한 가스 파이프라인이 아니라 하나의 중요한 남-북 에너지 가교"라고 높이 평가했고, 페트코프 총리도 자국에서 러시아의 '가스 독점'을 끝내는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인 지난 4월 불가리아와 폴란드가 가스 결제 대금을 루블화로 지급하라는 자국 요구를 거절하자 일방적으로 가스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이 가스관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지중해와 발칸반도의 에너지 허브로 도약하려는 그리스의 목표에도 부합하는 프로젝트다.
그리스는 동북부 항구도시 알렉산드로폴리스 인근에 2023년까지 15만3천㎥ 규모의 LNG 저장 능력과 연간 55억㎥ 재기화 설비를 갖춘 대형 해상 부유식 LNG 터미널을 추가로 건설하기로 하는 등 에너지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