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사태 증언' 반박에 부담 느꼈나…백악관 '경호 총책' 사임
'트럼프 운전대 탈취시도' 증언 부인으로 논란…백악관 "연관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을 비롯해 주요인사 신변 보호를 핵심 임무로 하는 미국 비밀경호국(SS)의 수장이 7일(현지시간) 사임했다.
특히 이번 발표는 공교롭게도 SS 경호요원 등이 작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운전대 탈취 시도' 증언을 부인하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는 가운데 나와 그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런 해석에 선을 그었다.
SS는 이날 짐 머리 국장이 이달 말 은퇴한다고 밝혔다.
머리 국장은 27년간 SS에서 근무했고,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5월 국장 자리에 올라 3년간 SS를 이끌었다.
이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대선 및 1·6 사태로 이어지는 격동기였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성명을 내고 "그는 지난 3년간 (SS의) 국장을 포함해 30여 년간 연방과 군에서 오랫동안 뛰어난 경력을 쌓았다"며 "자신보다 헌신하는 것의 중요성을 구현하고, 미 대통령의 가족을 자신처럼 보호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조국과 우리 가족에 대한 헌신에 매우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도 성명에서 머리 국장이 "뛰어난 리더"였다며 "그의 리더십 하에 SS는 세계 최고 경호기관으로 위상을 강화했고, 정교함과 수사능력 범위 확대로 역동적인 위협 환경에 대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S는 직제상 국토안보부 소속이다.
SS는 이날 사임 발표에서 머리 국장이 8개의 국가 특별안보 사건과 거의 2만 건에 달하는 국제·국내 경호 작전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또 이 시기에 SS는 사기 사건으로부터 약 42억 달러를 회수했고, 범죄 단체에 넘어갈 수 있었던 약 81억 달러의 추가 손실을 막았다고도 설명했다.
SS 수장의 돌연 사임을 놓고 최근 1·6 사태 청문회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의 측근이었던 캐서디 허친슨은 지난달 하원 특위 청문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6 사태 당일 시위대가 몰려간 의회로 갈 것을 고집하면서 대통령 전용 차량인 '비스트'의 운전대를 빼앗으려고까지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궁지에 몰렸으나, SS의 경호요원 등은 트럼프가 시위대와 함께하길 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운전대를 탈취하려 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로 인해 공화당은 청문회 증언이 신뢰를 잃었다며 역공을 취하는 국면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호재를 만난 듯했던 조 바이든 정부로서는 SS의 부인이 달갑지 않았을 수 있고, 머리 국장의 사임이 이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머리 국장 사임은 몇 달간 얘기해오던 것이었다면서 두 사안 간 연관성을 부인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머리 국장이 민간 부문으로 옮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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