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충돌' 印中 G20 계기 외교장관회담…왕이 "관계회복 추세"(종합)
인도 외교장관 "평화 회복 위해 국경지대 완전 철군 필요"
(뉴델리 베이징=연합뉴스) 김영현 조준형 특파원 =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7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양자 회담을 했다고 양국 외교부가 밝혔다.
인도 외교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발리를 찾은 두 장관은 이날 국경 관련 문제 등을 논의했다.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회담에서 라다크 동쪽 실질통제선(LAC) 인근의 모든 미해결 국경 문제에 대한 조기 해결을 촉구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전했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LAC를 경계로 맞선 상태다.
2020년에는 5월 판공호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9월 45년 만의 총기 사용 등 북부 국경 분쟁지인 라다크 인근 지역에서 잇따라 충돌, 양측 모두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양국은 국경 충돌 이후 10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진행하며 일부 최전선 병력 철수 등을 추진했지만 긴장은 계속되는 상황이다.
특히 인도 측에서는 중국이 여전히 분쟁지에 군사 시설을 만들고 병력을 파견하는 등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거듭 지적해왔다.
자이샨카르 장관은 회담에서 일부 지역에서의 철군 성과를 상기시키며 국경 지대의 평화와 평온을 회복하기 위해 남은 모든 분쟁 지역에서의 완전한 철군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밝혔다.
또 그는 양국 간의 관계는 상호 존중, 상호 민감성, 상호 이익 등 3가지를 준수할 때 가장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도 외교부는 양측 외교·군사 관계자 간의 정기적 접촉이 계속돼야 한다는 점에도 두 장관이 공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두 장관이 다른 지역과 국제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견해를 교환했다고 인도 외교부는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회담에서 왕이 부장은 "(앞서 회담한) 지난 3월 이후 중국과 인도 양측은 서로 소통과 교류를 유지하며 이견을 효과적으로 관리해 왔다"며 "양국 관계가 전반적으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인도 모두 다자주의의 큰 방향을 견지하고 있으며, 평화·안보 수호, 경제회복 촉진, 글로벌 거버넌스 개선, 방역 협력 등의 분야에서 많은 주장이 일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측은 조율과 협력을 강화해 국제관계가 더 민주적으로 되고, 국제질서가 더 공평하게 되며, 개발도상국의 목소리가 더 많이 실현되고 정당한 이익이 더 잘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과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러시아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며,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전쟁 전에 비해 늘리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 나라는 최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를 비롯한 개도국 및 신흥국 주도의 다자무대를 중심으로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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