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 둔화로 삼성전자 실적도 영향 받을 전망"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인플레이션과 경제적 불확실성 고조로 세계 정보기술(IT) 업계 호황이 시들해지면서 삼성전자[005930] 실적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발표한 2분기 연결기준 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매출은 77조원,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94%, 영업이익은 11.38% 각각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매출이 지난해 3분기(74조원)와 4분기(76조6천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77조8천억원)까지 3개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새로 쓴 것과 비교하면 2분기에는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른 시장의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평균은 매출 76조9천억원, 영업이익 14조6천억원이었다.
삼성전자는 전자제품 완제품 제조사이자 반도체 등 부품 공급업체이기도 한 만큼, 삼성전자의 실적은 IT업계 경기를 알려주는 지표라고 WSJ은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재택근무에 따른 전자제품 수요 증가와 정부 경기부양책 등의 수혜를 입었지만, 최근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면서 전자제품 전반의 수요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미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2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91억4천만달러)를 크게 밑도는 72억달러(약 9조3천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상태다.
홍콩 증권사 CLSA의 애널리스트 산지브 라나는 "삼성전자 메모리칩 분야가 최근 몇 달 새 가격 결정력을 일부 잃어버렸다"면서도 "이러한 감소분을 출하량 증가로 상쇄할 수 있었다"고 봤다.
CLSA를 비롯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2분기에 반도체 부문에서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WSJ은 인플레이션으로 전자제품 교체 수요가 줄고 가상화폐 가격 폭락으로 코인 채굴이 시들해지면서 코로나19 이후 이어졌던 전 세계 반도체 호황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6천200만∼6천400만대로, 기존 추정치인 6천800만대에 못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
또 스마트폰 업계 전체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약 5% 성장할 것이라는 기존 예상치와 달리 3%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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