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장관 발리 도착…G20 본회의 발언때 서방보이콧 재연되나
독 외무 "러, G20을 발판삼도록 내버려두진 않을 것"…"美국무 단체사진 피할 것"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7~8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회의 도중 서방 장관들이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거부하는 상황이 재연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전날 늦게 발리에 도착했다.
라브로프 장관이 다자외교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전날 하노이에서 부이 타인 선 베트남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러시아를 G20 행사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시도가 있었다면 인도네시아 정부가 무시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인도네시아는 G20 외교장관회의뿐 아니라 11월 열리는 정상회의에도 러시아가 참석하도록 초청했다"고 덧붙였다.
서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문제 삼으며 G20 회의에서 러시아를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이 발언을 시작하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하는 뜻에서 미국 등 주요 서방국 장관들이 자리를 뜨며 러시아를 보이콧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이 때문에 오는 8일 열리는 외교장관회의 본회의에서도 라브로프 장관이 발언할 때 서방국 외교장관들이 회의장을 빠져나갈지 주목된다.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인도네시아로 떠나기 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G20 회의를 자신들의 발판으로 삼는 것을 내버려 두지는 않을 것"이라며 라브로프 장관의 발언을 듣는 것을 거부할 것임을 시사했다.
CNN도 익명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G20 회의 후 공식 단체 사진 촬영을 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G20 외교장관회의 참석과 별도로 개별 외교장관들과 수차례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전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번 회의에서는 식량과 에너지 안보 문제뿐 아니라 다원적 세계질서 속에서 다자주의 기반을 강화하는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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