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또 살아남을까…영국 보수당 신임투표 재추진 움직임
존슨 총리 "막중한 임무, 계속 일할 것"…언론엔 차기 후보감 명단 돌아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최대 위기를 맞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번 사면초가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영국 언론 매체들은 6일(현지시간) 하원 보수당에서 규정을 바꿔서 총리 신임투표를 바로 다시 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과 ITV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위원들이 신임투표 후 1년간은 재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바꾸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위원회 고위직 두 명은 이날 오후 회의에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불과 한 달 전 신임투표를 간신히 통과해서 자리를 보전했는데 성 비위 측근 인사 문제와 거짓말 논란으로 인해 임기 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올해 초 보수당 원내부총무로 임명된 크리스 핀처 의원이 지난주 술에 취해 남성 두 명을 성추행하면서 사건이 시작됐다.
핀처 의원의 전력을 알면서도 존슨 총리가 요직을 맡기고 힘을 실어줬다는 점, 이후 대응에서 자꾸 말을 바꾸며 거짓말을 한 의혹이 있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가 됐다.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과 사지드 자비드 전 보건부 장관 등 18명 이상이 더는 함께 할 수 없다고 정부나 당의 직책을 던지면서 존슨 총리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날 의회 총리 질의응답(PMQ)에서 보수당 평의원이 존슨 총리에게 사퇴하라고 주문한 뒤 박수를 받기도 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적어도 겉으로는 흔들림이 없으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야당이 집중포화를 퍼붓고 보수당 의원들까지 동참하는 중에도 웃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BBC는 존슨 총리가 물러나는 상황은 신임투표에서 패배하거나, 내각을 구성하기 어려울 정도로 각료들이 줄사퇴하는 경우, 조기총선 승부수를 던졌다가 지는 경우 등이 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때처럼 보수당 의원들이 신임투표 전에 비교적 명예로운 퇴장을 종용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당시 존슨 총리가 주요 역할을 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존슨 총리가 조기총선을 선언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영국 보수지들은 사설과 칼럼을 통해 존슨 총리에게 퇴장을 종용하고 있다.
더 타임스는 '보리스 존슨 총리 위치에 관한 더 타임스의 시각: 게임 오버'라는 제목의 사설을 내보냈고 텔레그래프지는 '존슨 총리를 위해서 빨리 끝내야 한다'는 칼럼을 게재했다.
언론에는 이미 차기 총리 후보감 이름이 오르내린다.
수낙 장관의 확률이 가장 높게 나오고 함께 '존슨호'에서 탈출하며 사실상 차기 총리 도전장을 낸 자비드 전 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벤 월러스 국방부 장관,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 등이 있다.
3년 전 존슨 총리와 막판까지 경합한 제러미 헌트 의원,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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