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째로 접어드는 둔촌주공 공사 중단 사태…수세에 몰린 조합
김현철 조합장 "시 중재 난관 봉착…오세훈 시장 만날 것"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공사 중단 사태가 약 석 달째로 접어드는 가운데 서울시의 중재마저 난관에 봉착했다.
김현철 조합장은 6일 조합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시공사가 독자적으로 작성해 서울시에 '통보'한 사안으로 인해 갑자기 중재 상황이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말부터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양측은 상가 PM(건설사업관리)사의 유치권 해제 문제와 도급제 계약 변경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합장은 "시공사 안은 그 내용이 너무 일방적이어서 조합으로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제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오 시장이 직접 나서 이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시장이 지난 6월 지방선거 당시 둔촌주공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공약한 사실을 언급했다.
김 조합장은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면서 "지금 매우 참담하겠으나 조합을 중심으로 더 굳건히 뭉쳐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조합 집행부의 반대편에 있는 둔촌주공 '정상화위원회' 측은 "사실상 서울시의 중재 합의 결렬 선언을 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서울시와 조합 측은 중재 결렬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사 중단이 장기화되면서 조합 집행부는 점점 더 수세에 몰리고 있다.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 대주단은 내달 말 만기가 도래하는 7천억원 규모의 사업비 대출 보증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지난달 조합에 전달한 상황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은 내달 23일이 만기인 사업비 대출의 연장이 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당 1억여원의 금액을 상환해야 하고, 상환하지 못할 경우 조합은 파산하게 된다.
시공단은 우선 대주단에 사업비 7천억원을 대위변제한 뒤 공사비와 사업비, 이자를 포함한 비용에 대한 구상권을 조합에 청구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정상화위원회는 사업비 대출 만기일(8월 23일) 전에 조합장을 해임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정상화위원회 관계자는 "조합원들로부터 해임 발의서 목표 수량을 모두 받은 상황"이라며 "조합장 해임이 완료되면 곧바로 법원에 직무대행자 지정을 신청해 늦어도 보름 안에 대행자 선정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은 5천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천32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꼽힌다.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던 조합 집행부와 시공단이 '강대강'의 평행선을 달리면서 공정률 52%인 공사가 지난 4월 15일 0시부로 전면 중단됐다.
둔촌주공 전(前) 조합장이 시공단과 설계 변경 등의 이유로 공사비를 5천600억원가량 늘리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으나, 새 조합 집행부가 이전 조합장이 맺은 계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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