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헝다, 첫 전기차 판매 개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300조원대 부채를 짊어진 채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 업체 헝다(에버그란데) 계열 헝다차가 첫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다.
헝다차는 5일 중국 소셜 미디어 위챗 계정을 통해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간)부터 자사의 첫 전기차인 헝츠(恒馳)5 예약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헝다차는 첫 1만대까지 가격을 특별 할인할 것이며 구매 후 15일까지 환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판매가격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헝츠5는 헝다차가 양산을 시작한 첫 전기차 모델로 한 번 충전으로 약 600㎞를 주행할 수 있다.
앞서 시장에서는 헝츠5의 가격이 20만 위안(약 3천9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시장에서 인기 있는 테슬라의 엔트리 모델인 모델3 가격은 28만 위안부터 시작한다. 중국의 주력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웨이라이), 엑스펑(샤오펑), 리오토(리샹)의 동급 SUV 전기차 가격대는 30만 위안 이상이다.
헝다그룹은 헝다차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재무 흐름이 어느 정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헝다그룹 쉬자인 회장은 지난 2019년 20억달러(약 2조4천억원)의 자본금으로 헝다차를 설립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헝다차 설립 이후 작년까지 헝다가 전기차 사업에 투입한 자금은 5조원이 넘은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모기업인 헝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시장에서는 헝다가 알짜 자회사 중 하나인 헝다차를 샤오미 등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쉬 회장은 그룹이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상황에서도 헝다차를 팔지 않았다.
쉬 회장은 지난해 11월 회사 내부회의에서 향후 10년 안에 헝다를 전기차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회사로 변화시키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부동산 업계의 위기를 상징하는 헝다는 작년 12월 달러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에 빠졌다.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80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4조8천억원)가량이다.
헝다는 지난달 20일 공고에서 7월까지 기본적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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