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에 4조원 투자…인프라 확충
실크로드펀드, 인도네시아 투자청과 인프라 공동 투자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중국이 인도네시아 인프라 개발을 위해 200억 위안(약 3조8천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5일 안타라 통신 등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위해 만든 국영 펀드인 실크로드펀드(SRF)는 전날 인도네시아 투자청(INA)과 INA가 운용하는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에 최대 200억 위안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
SRF는 INA와 공동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가 외국인에게 개방한 모든 부문에 투자가 허용되며 특히 양국 간 경제적으로 연관된 프로젝트에 투자한다"며 투자할 사업은 SRF와 INA가 공동으로 심사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NA는 인도네시아의 낙후한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2021년 2월 출범했다. 다른 국부펀드가 자원 개발로 얻은 초과 수익이나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것과 달리 INA는 주로 해외 투자금을 유치해 국부펀드를 운용한다.
이미 캐나다와 네덜란드 연기금이 도로 사업을 위해 37억5천만 달러(약 4조8천600억원)를 투자했으며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 투자청도 100억 달러(약 12조9천6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중국이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은 2015년 일본을 제치고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제3의 도시인 반둥까지 142㎞ 구간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을 따냈다.
두 나라는 철도 사업을 위해 인도네시아·중국 합자회사(KCIC)를 만든 뒤 대부분 공사자금은 중국개발은행 대출 등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당초 이 사업은 2019년 완공을 목표로 시작됐지만 인도네시아의 복잡한 토지수용 절차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지금까지도 지연되고 있다.
이 때문에 86조5천억 루피아(약 7조4천억원)로 예상됐던 사업 비용은 현재 114조2천400억 루피아(약 9조9천200억원)로 늘어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정책연구센터의 트리시아 위자야 연구원은 SRF의 이번 투자는 중국의 다른 일대일로 사업처럼 자금을 빌려주는 방식이 아니라 투자 형식이어서 최근에 논란이 되는 채무 함정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주요 7개국(G7)이 일대일로 사업에 대항해 6천억 달러 규모의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 펀드를 만들기로 했는데 이번 투자와 겹칠 수 있다"며 지정학적 국제 정치가 개입되면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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