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수단 군부 "민간주도 과도정부 위해 정치논의서 빠질것"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켜 권력을 장악한 북아프리카 수단의 군부가 민간 주도의 과도정부 구성 논의를 위해 정치협상에서 빠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군부 최고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이날 TV 연설을 통해 "정계와 혁명 그룹이 과도 정부를 구성할 여지를 주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정치논의에서 군이 빠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도 정부가 구성되면 군부와 야권이 공동으로 구성해 운영해온 과도기구인 주권위원회를 해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르한 장군의 이날 발표는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민들의 연좌시위 와중에 군부의 발포로 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나왔다.
시민들의 강경한 저항에 부딪힌 군부가 민정 이양 논의에서 한 발짝 물러서겠다는 취지지만, 정치에 전혀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부르한 장군은 향후 군부의 역할과 관련, "정부가 구성되면 군부 최고위원회가 만들어질 것이며, 이 조직이 안보와 국방 등 관련 임무를 정부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 민주화 시위에 이은 쿠데타로 오마르 알바시르의 30년 철권통치가 막을 내린 뒤 수단 군부와 야권은 주권위원회를 구성해 선거와 민정 이양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군부는 지난해 10월 쿠데타를 일으켜 과도정부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주권위원회를 해산하고, 과도 정부의 민간인을 대표하는 함독 총리를 비롯한 각료와 주권위원회 민간인 위원도 구금했다.
가택 연금됐던 함독 총리는 약 1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하순 군부와 권력분점 합의에 서명한 뒤 총리직에 복귀했다.
당시 양측은 기술 관리 중심으로 새 내각을 꾸리기로 하고, 군부 지도자인 부르한 장군과 함독 총리가 공동으로 내각을 이끌기로 했다.
그러나 쿠데타 이전 과거 군부와 권력을 분점했던 민간 정치연대는 이런 합의를 비판하면서, 군부가 정치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며 시위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시민들의 저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간 정치연대 등 시민 세력과 정치권, 군부는 최근 유엔과 아프리카연합의 중재로 협상을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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