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생산 차질에 원가부담…K-배터리 2분기 실적 엇갈릴 듯

입력 2022-07-05 06:05
완성차 생산 차질에 원가부담…K-배터리 2분기 실적 엇갈릴 듯

수익성 개선 삼성SDI, 3사 중 유일하게 호실적 예상

LG엔솔 수익성 악화…SK온은 적자 지속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원자잿값 상승, 차량용 반도체 부족, 중국 상하이 봉쇄 등의 여파로 힘겨운 시기를 보낸 국내 배터리 업체의 2분기 실적이 엇갈릴 전망이다.

같은 조건에도 삼성SDI[006400]는 수익성 개선이 돋보이는 2분기를 보냈지만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SK온은 수익성이 악화되거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0% 증가한 4조7천685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37.8% 늘어난 4천69억원으로 추정된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7.8%, 영업이익은 26.3% 각각 증가한 것이다.

삼성SDI가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체의 생산 차질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배터리 부문의 수익성 하락 우려가 있으나, 중대형 전지의 믹스 개선으로 영업이익률이 확대됐다"며 "특히 고부가 배터리의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1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존제품보다 수익성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젠5'(Gen5)의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배터리 외에 전자재료와 소형전지 사업도 실적을 뒷받침해주고 있으며, 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국면에서 실적 방어력도 돋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전지는 금속 가격의 판가 연동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편 하반기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및 생산 차질 이슈가 완화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고부가 배터리 비중이 확대되며 질적 성장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매출액은 4조8천157억원, 영업이익은 2천216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보다 6.15%, 영업이익은 69.4% 감소한 것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0.9% 늘고, 영업이익은 14.41%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자동차 배터리 부문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했고, 수익성 회복도 더뎌 기대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완성차 업체의 반도체 부족 현상 등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빚어진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소재 가격은 급등했으나 판가 인상 폭은 이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이 부진할 것"이라며 "향후 판가 인상 영역이 확대돼 수익성은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4.2기가와트시(GWh)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24.8% 감소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테슬라의 판매량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상장사인 SK온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SK온을 자회사로 둔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부문은 올해 2분기 2천362억∼2천732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SK온은 공격적 투자로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온은 현재 미국·터키 등지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 중이며, 또 국내를 비롯해 헝가리와 중국, 미국 등 권역별로 자체적으로 배터리 공장을 짓거나 가동 중이다.

이에 따른 일회성 비용 증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상반기 적자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하반기로 가며 출하량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창출 기대는 유효하다"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분기에는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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