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돈바스 거점 압박 지속…우크라, 리시찬스크 함락위기 확인

입력 2022-07-03 14:38
수정 2022-07-04 17:07
러, 돈바스 거점 압박 지속…우크라, 리시찬스크 함락위기 확인

젤렌스키 보좌관 "진짜 위협, 하루 이틀 새 분명해질 것"

친러반군 완전포위 주장…"동부 장기전 속 서방무기가 변수"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루한스크 주(州)에서 마지막으로 통제하고 있는 리시찬스크도 러시아군에 함락될 위기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날 러시아군이 그간 진군에 천연 장애물 역할을 해오던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을 건너 북쪽에서 리시찬스크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진짜 위협이다. 두고 봐야겠지만 나는 여기서 나올 많은 결과 중 어떤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 하루나 이틀 사이에 더 많은 것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리시찬스크를 조만간 완전히 점령할 수 있다는 전망은 계속 나오고 있다.

친러시아 세력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대변인은 전날 "오늘 DPR 및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의 마지막 전략적 고지를 점령했다"며 "이는 리시찬스크가 완전히 포위됐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에 리시찬스크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도시가 포위됐다는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루 뒤에 대통령실 관계자가 '진짜 위협'을 언급한 사실을 고려하면 리시찬스크를 둘러싼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상당히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리시찬스크는 시베르스키 도네츠강을 사이에 두고 세베로도네츠크와 마주하고 있는 쌍둥이 도시로 러시아 침공 전 약 10만 명이 거주했다.

지난 3월 말 이후 수도 키이우를 포함한 북부 전선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아우르는 지역) 전선에 병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지난달 25일 루한스크의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를 완전히 점령했다.

다만, 아레스토비치 보좌관은 러시아가 리시찬스크를 점령하면 병력을 얇게 분산시켜 우크라이나 동부의 산업화한 주요 6개 도시를 상대해야 하므로 전략적으로는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서방의 무기가 더 많이 전방으로 올수록 상황은 우크라이나에 더 유리하게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돈바스 지역에서 펼쳐지고 있는 대포전쟁에서 최근 들어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한 미군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전달받는 등 전력을 강화해가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에 첨단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NASAMS)을 비롯해 8억2천만 달러(약 1조6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로 지원한다고 밝혔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래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모두 69억 달러(약 9조원)의 무기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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