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경험 일천' 우크라 자원병도 최전방 투입…전사 사례도"

입력 2022-07-03 13:45
수정 2022-07-03 15:24
"'전투경험 일천' 우크라 자원병도 최전방 투입…전사 사례도"

"전쟁 장기화에 병력 부족 심화…변변한 훈련·무장 못갖춰 피해 커"

"전장과 동떨어진 지역 등 사실상 우크라 전역이 전쟁 영향권임을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전투경험이 사실상 전무한 우크라이나 자원병들까지 최근 동부 돈바스 등 최전방에 투입되면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우크라이나 서부 루드네발 기사에서 이 같이 전하면서 이런 현실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병력 부족이 심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 초기 18∼60세 남성에 대한 출국을 금지했으나, 당시엔 이들이 자동으로 강제 징집되지는 않았다.

당국은 대신에 자원병으로 향토방위대를 구성했고, 이들의 임무는 우크라이나 서부 등 주로 상대적으로 '고요한 지역'에서의 안전한 임무 수행에 국한됐다.

전기공으로 일하다 개전 후 자신이 살던 루드네 지역 향토방위대에 합류한 유리 브루칼도 마찬가지였다.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그에게는 자신이 사는 마을의 검문소 근무나 배급 등 비교적 안전한 임무가 할당됐다.

그러나 몇주 후 그가 속해있던 부대는 전장 한복판인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 배치됐고, 결국 그는 지난달 10일 전사했다.

마을 식품점에서 근무하던 안드리 베르티우의 사연도 비슷하다.

입대 후 몇 달 간 일과 후 육교 경계 임무를 맡은 정도였지만, 그는 동부 전선으로 재배치를 자원했고, 루한스크 주에서 전투 도중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죽음은 이번 전쟁이 전장과 동떨어진 곳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현실을 드러낸다. 동시에, 훈련과 경험이 일천함에도 불구하고 전선 투입이 늘고 있는 자원병이 처한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NYT는 짚었다.

NYT는 우크라이나 당국 관계자들을 인용해 자원병들이 전선에 강제로 투입되진 않는다고 전했다. 다수는 애국심과 의무감으로 전방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서부 리비우의 제103향토방위대대를 이끄는 발레리 쿠르코 대령도 NYT에 "일부 부대원이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어느 한 사람도 동부로 이동하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투 경험이 숱한 베테랑에게도 버거울 법한 최전방에서 전투 경험이 거의 없는 자원병들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실제로 자원병 상당수는 2주 정도 혹은 그보다 짧은 기간 기초적인 군사훈련만 받은 채 격전지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고작 기관총이나 서방에서 지원한 대전차 무기 등의 무장밖에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00명 규모로 구성됐던 한 향토방위대 소속 자원병들에게서는 동부 전선에 투입된 첫날 병력의 30%를 잃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준비가 덜 된 자원병의 최전선 배치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우크라이나인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도 여전히 자원병 입대를 결정한 아버지 혹은 남편, 아들의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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