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동떨어진 우크라 민간시설 맹공, '서방 빠져라' 메시지"
러, 우크라 도심 쇼핑몰·아파트 '정조준'…서방 결속 강화에 미사일로 응수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에서 동떨어진 지역의 민간시설을 잇달아 공격하는 가운데 이는 서방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AP 통신은 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침공 5개월째에 접어든 러시아가 최근 인파가 밀집한 민간시설에 속속 폭격을 가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며 이같이 진단했다.
유럽연합(EU)·주요 7개국(G7)·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서방이 연쇄 회동을 해 우크라이나 지원과 연대를 다짐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러시아가 지난달 26일 키이우에 공습을 가한 것도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이른바 '상징적인 공격'이었을 것으로 봤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폭격이 가해진 것은 약 3주만으로, EU가 우크라이나의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기로 한 지 사흘 만이었다. G7 정상회담과 나토 정상회의를 목전에 둔 상황이기도 했다.
러시아는 키이우 공습 하루 뒤 G7 정상들이 독일에서 회동한 날에도 '보란 듯' 중부 크레멘추크에 있는 쇼핑몰을 미사일로 타격해 최소 19명이 사망했다.
러시아는 당시 공격이 쇼핑몰이 아닌 인근의 무기고를 겨냥한 것이었다고 주장하지만, 우크라이나 당국과 현장 목격자들을 미사일이 쇼핑몰을 정조준했다고 반박한다.
1일에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주 세르히우카 마을의 9층짜리 아파트와 리조트 건물에 러시아 군의 Kh-22 미사일 3발이 떨어져 민간인 21명이 숨지고 약 40명이 다쳤다.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 예비역 중장은 "러시아가 서방 지도자들에게 굴욕감을 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 러시아의 강력한 대응을 초래할 것이라고 이미 이달 초 공개 경고한 상태다.
잇단 무차별 폭격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연일 러시아의 잔혹성을 알리는 데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AP 통신은 짚었다.
전쟁 장기화 국면에서 관심이 줄어들면, 서방의 지원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는 전날 대국민 연설에서도 러시아의 오데사 공격을 '의도적이고 목적을 지닌 테러'라고 지칭하며 강력 규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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