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친트럼프 극우단체에 IS와 같은 대테러 제재
프라우드 보이스…흑인탄압·의회폭동 가담 등 지적
3년전 이슬람사원 테러 뒤 인종차별 극단주의에 정색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뉴질랜드 정부는 미국 극우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고 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질랜드 정부는 프라우드 보이스를 극단주의 무장조직으로서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저지르는 이슬람국가(IS) 등 18개 단체가 포함된 테러조직 명단에 포함했다.
테러조직으로 지정되면 뉴질랜드에서 자금 조달을 할 수 없고, 뉴질랜드 국민은 이 단체에 신규회원으로 가입하거나 참여할 수 없다.
젊은 백인 남성으로 구성된 프라우드 보이스는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한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2020년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사망했을 때 미국 전역에 인종차별 반대 운동이 확산하자 맞불 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프라우드 보이스가 뉴질랜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뉴질랜드 당국은 백인 우월주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
뉴질랜드는 2019년 3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호주 출신 총격범 브렌턴 태런트가 이슬람 사원에 난입해 50여 명을 살해하는 백인우월주의 테러를 겪었다.
특히 뉴질랜드 당국은 프라우드 보이스가 지난해 1월 6일 미국 수도 워싱턴 D.C. 의사당 난입사태에 가담한 것을 테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우드 보이스는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시 후보의 승리를 의회가 승인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당시 의회폭동에 적극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뉴질랜드 당국은 프라우드 보이스가 의사당 난입 전에 가두시위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위협했고 지적했다.
크리스 힙킨스 뉴질랜드 경찰부 장관은 "정부를 전복하려는 폭력시위에 대한 증거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는 또다른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더 베이스'(The base)도 프라우드 보이스와 함께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당국은 성명서에 "더 베이스의 핵심 목표는 (사회를 신속히 바꾸려는) 급진주의 폭력을 가능하게 하도록 극단주의 핵심요원을 훈련하는 것"이라고 적시했다.
캐나다는 프라우드 보이스, 더 베이스 모두를, 영국과 호주는 더 베이스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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