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10개 중 4개는 공급망 취약…국외자원 개발해야"
한은 보고서…"취약 품목, 중국 수입의존도 평균보다 높아"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우리나라 경제의 원자재 수입 공급망이 다른 국가들보다도 특히 더 취약해, 핵심 원자재의 국외 자원 개발을 추진하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은행 조사국 국제무역팀은 30일 발표한 '우리 경제 수입 공급망 취약성 분석'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조치 등과 같은 공급 충격이 우리 경제의 생산과 수출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수입 품목 5천381개 중 2천144개(39.8%)의 수입 공급망이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품목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들여오는 경로는 다양하지 않다는 의미다.
품목별로는 광산품, 섬유, 사료 등 원자재 품목의 취약성이 글로벌 수준을 크게 웃돌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광산품(철광석 등 금속·비금속 광물과 프로판·무연탄 등 에너지류)과 석유(크실렌, 톨루엔 등) 부문에서 공급망 취약 품목의 비중이 상당히 컸다.
보고서는 "우리 경제는 제한적인 부존자원,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에 따른 높은 수요 등으로 원자재 품목의 취약성이 글로벌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며 "특히 전량을 수입하는 석유류나 광물 등은 소수의 수출국이 글로벌 교역을 독점하고 있어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계, 전자, 운송기기 등 자본재의 취약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주요 공급망 취약품목 중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품목의 비중이 29.1%로 나타나 글로벌 수준(20.5%)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공급망이 악화하면 다른 국가들보다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보고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공급충격의 상시화 가능성에 대비해 주요 원자재와 자본재에 대해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 등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취약품목의 재고 비축, 모니터링 강화 등으로 적시 대응력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핵심 원자재의 국외 자원 개발, 핵심기술 국산화 등을 도모해야 한다"며 또 "다자간 무역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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