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75% "내년 상반기나 돼야 투자활동 점차 활성화 예상"

입력 2022-06-30 06:00
수정 2022-06-30 06:38
대기업 75% "내년 상반기나 돼야 투자활동 점차 활성화 예상"

전경련,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설문조사



(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원자재 가격 급등, 글로벌 통화긴축 가속화 등 대외여건 악화로 인해 국내 대기업들의 올해 하반기 투자활동은 상반기에 비해 부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1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국내 투자계획'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우선 응답 기업의 28%는 올해 상반기 대비 하반기 투자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투자 규모를 확대하겠다는 응답(16.0%)보다 12%포인트(p) 많았다.

하반기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내외 경제 불안정(43.3%) ▲ 금융권 자금조달 환경 악화(19.0%) ▲ 글로벌 경기침체(9.0%) 등을 꼽았다.

반면 투자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변한 기업들은 주요 요인으로 ▲ 미래 성장동력 확보(33.4%) ▲ 신정부의 기업활력 제고 기대감(20.8%) ▲ 불황기 적극 투자(20.8%) 등을 거론했다.

전경련은 일부 대기업의 경우 미래 산업에 대한 경쟁우위 확보, 새 정부의 민간활력 제고 기대감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지만 대외환경이 불투명해 대기업 전반적으로는 투자 축소 전망이 우세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투자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3대 위험요소로 고물가 지속(30.4%), 글로벌 통화긴축에 따른 자산·실물경기 위축(22.0%),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훼손 심화(23.0%) 등을 지목했다.

전경련은 최근 국내공급물가(국내에 공급되는 상품 및 서비스의 물가를 측정한 지수)와 소비자물가가 동반 급등함에 따라 기업들이 생산비용 및 임금상승 압력에 직면해 투자 여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활동 활성화 예상 시점으로는 응답 기업의 58%가 2023년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32%는 내년 상반기, 26%는 하반기에 투자활동이 각각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7%는 2024년 이후라고 답했고, 10%는 기약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응답 기업의 75%가 본격적인 투자활동 활성화 개시 시점을 내년 이후로 예상한 것이다.

투자활동이 이미 활성화됐다는 답변은 12%, 올해 하반기 활성화 예상 응답은 13%였다.

한편 기업들은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3대 정책과제로 ▲ 국제원자재 수급·환율안정 지원(27.3%) ▲ 금리인상 속도 조절(17.7%) ▲ 법인세 감세 및 연구·개발(R&D) 공제 등 세제지원 강화(16.3%) 등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 등 경영 불확실성에 직면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를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 정부의 법인세 제도 개선, 규제 혁파, 주요국과의 원자재 수급 협력체계 강화 노력 등으로 하반기에는 기업의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uil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