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해양위기' 선포…"바다건강 없이 지구건강 없다"

입력 2022-06-28 09:30
유엔총장 '해양위기' 선포…"바다건강 없이 지구건강 없다"

유엔해양회의 통해 각국에 생태복원 노력 촉구

수면상승·산성화·미세플라스틱 등 방치실태에 경종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각국 정부에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한 대책을 긴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구테흐스 총장은 2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열린 유엔해양회의 개막 연설에서 "안타깝게도, 우리는 바다의 소중함을 잊고 내가 '해양 위기'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사태에 직면했다"며 "이런 사태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20개국 국가수반과 세계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또 이기적인 몇몇 나라들 때문에 해양 보호를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 온 조약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과학자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은 유엔 회원국들이 공해 오염 방지를 위한 청사진 마련에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각국 영토에 속하지 않는 공해는 전체 해수면의 64%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1.2%만이 보호를 받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지난해 발표한 기후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해수면과 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온실가스 집중도가 지난해 최고치에 도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저지대에 있는 나라들과 해양 도시들이 물에 잠길 위험에 직면했고, 오염이 심해지면서 광활한 해안이 죽음의 땅으로 변했으며, 남획으로 수자원이 고갈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해양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상어와 가오리 등 해양 생물 종이 줄어들고 있으며, 지난 50년 동안 상어와 가오리 개체 수는 70% 넘게 줄었다.

세계 각국이 배출하는 폐수의 거의 80%는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바다로 흘러들고, 매년 최소 800만t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밀려오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지금 당장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2050년이 되면 모든 바다 어류가 플라스틱에 짓눌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건강한 바다 없이 건강한 지구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포르투갈 출신인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연설에서 자국의 유명 시인 페르난도 페소아의 시를 원어로 인용했다.

"신은 지구상의 모든 것이 하나가 되기를, 바다까지도 분리되지 않기를 원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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