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G7 추가제재한 날 1천명 있던 우크라 쇼핑몰 폭격(종합3보)
장거리 폭격기에서 미사일 쏴…G7 "푸틴 전쟁범죄 책임져야"
젤렌스키 "러, 세상에서 가장 큰 테러조직" 규탄…안보리 소집 요청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러시아가 민간인으로 붐비던 우크라이나 중부의 쇼핑몰을 장거리 폭격기로 공격해 최소 1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중부 폴타바 주(州) 크레멘추크 시의 쇼핑몰에 이날 오후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AP통신에 러시아의 Tu-22M3 장거리 폭격기 편대가 약 330㎞ 떨어진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상공에서 쇼핑몰과 스포츠 경기장을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말했다.
이날 폭격은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우크라이나 지원을 합의한 날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최소 16명이 숨지고 부상자 59명 중 25명이 입원했다고 집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사일이 떨어질 당시 쇼핑몰에 1천 명이 넘게 있었다"며 쇼핑센터에서 화염과 검은 연기가 치솟는 영상을 텔레그램에 올렸다.
이어 "쇼핑센터가 화염에 휩싸여 있고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 중"이라며 "희생자 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러시아군에 어떤 위협도 되지 않으며, 전략적 가치가 전무하다"며 "러시아군에 인간성을 바라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야간 연설에서도 러시아군이 쇼핑몰을 의도적으로 노렸다면서 "오늘 러시아가 자행한 크레멘추크 쇼핑몰 공격은 유럽 역사상 가장 위험한 테러 공격 중 하나였다"고 비난했다.
러시아 정부를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테러조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쇼핑센터는 공격을 받고 거대한 검은 연기를 뿜어내면서 화재에 휩싸였으나 내부에 있던 상당수는 탈출에 성공했다.
구조대원과 군인이 투입됐으나 연기가 자욱해 초기에는 사상자 수를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약 21만7천 명의 크레멘추크는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큰 정유시설이 있는 공업 도시다.
G7 정상들은 폭격 직후 낸 공동성명에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책임자들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잔인한 공격의 무고한 피해자를 애도하며 우크라이나와 단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위터에 "러시아의 크레멘추크 쇼핑센터 폭격은 혐오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희생자 가족과 이런 잔혹 행위에 대한 분노를 공유해야 한다. 러시아 국민은 진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별도의 성명에서 "이번 공격은 다시 한번 러시아 지도자의 잔혹성과 만행을 보여준다"며 "푸틴은 그의 행동이 영국과 다른 모든 G7 국가가 가능한 오래 우크라이나 편에 서겠다는 결의를 다지게 하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G7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필요할 때까지 재정·군사적 지원과 안전보장을 하겠다고 약속하고, 국가 운영 예산 295억 달러(약 38조원)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도 "민간 시설은 절대 표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이번 쇼핑몰 포격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도 요청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주유엔 우크라이나 대사는 6월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알바니아 주유엔 대표부에 서한을 보내 "러시아는 오늘 사람들이 밀집한 쇼핑몰을 미사일로 포격해 또 한 번의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며 안보리 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안보리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 따라 이번 폭격을 포함해 러시아의 다른 민간인 살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28일 오후 열기로 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리시찬스크에선 러시아의 로켓으로 공격해 최소 8명의 시민이 사망했다고 AF 통신 등이 보도했다.
세르게이 가이다이 주지사는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는 오늘 물탱크에서 물을 받으려고 모인 사람을 향해 다연장 로켓을 발사했다"면서 "8명의 주민이 사망했으며 2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리시찬스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목표로 삼고 있는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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