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아랍국 '이란위협 대응' 첫 군수뇌 회의…미국 주관"
WSJ, 미 당국자 인용해 올해 3월 극비회의 보도
"미, 중동내 통합 방공체계 추진과 관련있을 것"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미국이 이란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 모색을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군 수뇌부가 참석한 회의를 극비에 개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과 관련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프랭크 매켄지 당시 미 중부사령관이 미국 측 대표로 나선 비공개회의가 지난 3월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집트, 요르단의 군 수뇌부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의 군 당국자도 참석했다.
미국 주선으로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군 관계자들 간 소위 '공동의 위협' 대응 논의를 하기 위해 회동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공중위협 탐지 시 즉각적으로 이를 신속히 통보하기 위한 절차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WSJ은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는 이란의 핵·미사일과 드론공격 등 점증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중동 지역 내에서 통합 방공체계 구축을 추진하는 미국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협력국 간 탐지 레이더와 위성 등 방공 시스템을 상호 연결해 하나로 통합해 운용한다면 이론적으로는 탄도·순항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더 효율적 대응이 가능하다.
앞서 이달 초에는 미국 의회가 이란 위협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아랍 9개국간 방공망 통합을 추진하는 법안을 제출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이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2020년 9월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가 미국 중재로 이스라엘과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아브라함 협정을 맺은 영향 등으로 협력 논의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다만 중동 지역내 복잡 미묘한 외교적 현안으로 실질적인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국가는 방공작전 협력 시 자국의 방공 취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거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역내 협력에 있어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민감한 사안인 만큼 각국은 이번 비공개 회동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은 비공개 회의에 대해 묻는 말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아예 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 측은 회의 개최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주둔 병력과 역내 파트너 보호를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통합된 항공·미사일 방어 체계를 발전시키겠다는 확고한 약속"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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