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서 이주민 2천명 스페인령 월경하려다 18명 압사(종합2보)

입력 2022-06-25 09:25
모로코서 이주민 2천명 스페인령 월경하려다 18명 압사(종합2보)

국경 검문소 문 부수고 건물 지붕 넘어가기도

130여명은 스페인 해외영토 멜리야로 월경 '성공'



(서울·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안희 기자 = 아프리카 이주민 수천명이 24일(현지시간) 모로코에서 스페인 해외영토 멜리야 국경을 넘는 과정에서 18명이 인파에 깔려 사망했다고 AP, EFE 통신 등이 보도했다.

멜리야 주재 스페인 정부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주민 약 2천명이 한꺼번에 멜리야에 밀고 들어가다 넘어져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주민들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국경으로 모여들기 시작해 2시간 동안 국경 검문소 출입문을 부수거나 건물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가면서 국경을 넘어갔다.

한꺼번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사람들이 넘어져 깔렸다.

당초 모로코 내무부는 월경 과정에서 이주민 5명이 목숨을 잃었고 76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가 13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이주민 사망자는 총 18명으로 파악된 셈이다.

국경을 넘으려고 밀려드는 이주민을 막으려던 모로코 보안당국 관계자 140명도 부상했으며, 그중 5명은 상태가 위중하다고 내무부가 부연했다.

월경을 시도한 2천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다시 모로코 영내로 추방됐으나 130명은 멜리야에 진입했고, 현재 임시 수용소로 인계돼 스페인 당국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영상에는 우여곡절 끝에 국경을 넘어간 이주민들이 기쁨에 차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모습이 담겼다.



모로코 동북부 끝 해안에 있는 멜리야는 가난과 전쟁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럽으로 밀입국하려는 아프리카 이주민이 모여드는 지역이다.

멜리야 국경을 따라 6m 높이의 철조망이 세워져 있지만, 올해 3월 초에도 1천명 가까이가 스페인령으로 들어갔다.

멜리야에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대거 모여든 것은 스페인과 모로코가 지난 3월 삐걱대던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이후 처음이다.

앞서 모로코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모로코 반군 세력 지도자의 입국을 허용한 스페인과 갈등해왔다.

그러다 스페인이 서사하라 영유권을 두고 다투는 모로코와 알제리 사이에서 모로코의 손을 들어준 것을 계기로 양국 관계는 정상화됐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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