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원 뚫은 환율에 면세업계 '비명'…자구책 마련 고심

입력 2022-06-26 07:17
1,300원 뚫은 환율에 면세업계 '비명'…자구책 마련 고심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이신영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대를 넘어서면서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업황 회복을 기대했던 면세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이 활성화되려는 시점에 터진 악재에 업계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고환율로 면세품 쇼핑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한 환율 보상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매장 기준 환율이 1,250원을 넘을 때부터 최대 3만5천원까지 LDF페이를 지급하고 인터넷 면세점에서도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최대 175달러까지 제공한다.

신라면세점은 내달 10일까지 서울점에서 휴가비 지원 프로모션을 연다.

구매 금액별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S리워즈 포인트를 달러화로 지급하는 것에 더해 700달러 이상 구매 시는 3만포인트, 1천500달러 이상은 5만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신세계면세점은 온라인 고객에게 최대 36만5천원까지 추가 적립금을 지급하고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최대 216만원까지 페이백 혜택을 제공한다.

면세점들이 이처럼 적립금과 포인트 혜택을 쏟아붓는 것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물건을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을 낮춰 고환율에 따른 쇼핑 기피 현상을 막아보겠다는 고육책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매출이 급감했던 면세업계는 휴가철을 앞두고 항공 규제가 완화되면서 내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업황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던 터였다.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주요 대도시를 봉쇄하면서 보따리상들의 활동이 제약받은 데다 외국인 단체 관광객 회복 속도도 더딘 상황에서 기댈 곳은 휴가철 내국인 수요 회복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는 환율로 인해 면세 쇼핑의 가장 큰 장점인 가격 메리트가 사라지면서 내국인의 소비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달러 기준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면세점은 환율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이다 보니 최근 환율이 오르면서 물건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 제품의 경우 백화점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당분간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우려를 더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은 면세업계에는 굉장한 악재"라면서 "특히 휴가철 앞두고 내국인 구매가 회복되려는 시점에 환율이 상승해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면세품은 환율이 오르면 체감 가격 상승이 더 크다"면서 "빨리 환율이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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