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땅 부자' 빌 게이츠 농지 구매에 노스다코타 주민 불만

입력 2022-06-24 11:42
미 최대 '땅 부자' 빌 게이츠 농지 구매에 노스다코타 주민 불만

투자신탁 통해 257만평 구매…주정부, '기업 농지 소유 금지' 법 저촉 여부 검토

다수 주민 "초부유층, 땅 사지만 가치 공유하지 않고 주민 착취"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미국 최대 땅 부자인 빌 게이츠와 관련된 투자회사가 노스다코타주의 대규모 농지를 사들여 논란이 되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드리버신탁(Red River Trust)이 작년 11월 노스다코타주의 감자사업자에게 1천350만달러(약 175억원)를 주고 2천100에이커(약 257만평)의 농지를 구매했다.

이 거래를 처음 보도한 농업전문지 에그위크(Agweek)에 따르면 레드리버신탁은 빌 게이츠의 개인 자산 운용을 위해 설립된 회사와 주소가 같다.

농지 구매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노스다코타주 법이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업이나 유한책임회사가 농지나 목지를 소유·임차하는 것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이 법은 가족 농가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1932년 시행됐다.

드루 리글리 노스다코타주 법무장관은 최근 레드리버신탁과 매도인에게 서한을 보내 주법을 소개하고서 농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질의했다.

리글리 법무장관은 농지 거래를 인지하면 당연한 절차로 기업에 질의를 하게 돼 있다면서 "내가 빌 게이츠를 일부러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주법을 준수하면 매각이 진행되고 위법하면 부지를 처분하라고 통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법은 건물, 공장, 시설, 공업단지 건설 등 주거·상업 목적 등으로 부지가 필요할 경우 기업에도 예외적으로 소유를 허용한다.

주정부가 아직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지만 다수 주민은 이미 부정적이다.

더그 고에링 주농업국장은 지역 방송국 인터뷰에서 여러 주민이 초부유층이 땅을 사지만 주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으며 주민을 착취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해당 농지가 있는 동네뿐 아니라 주 전역에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듣고 있다"며 "그들은 속상해하지만 화가 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 출신으로 2016년 선거에서 빌 게이츠로부터 1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받은 더그 벌검 노스다코타 주지사는 AP의 입장 요청을 거절했다

미국 내 100대 토지 소유주를 집계하는 랜드리포트(Land Report 100)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빌 게이츠는 여러 주에 걸쳐 총 26만8천984에이커(약 3억2천900만평)을 보유해 개인 자격으로 가장 많은 농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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