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신이 허락하는 한 직무 지속"
'건강이상 탓 자진퇴위' 최근 풍문 일축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고령으로 접어든데다 최근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지면서 자진 퇴위설이 무성해진 프란치스코 교황(85)이 퇴위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지난 20일 교황청에서 브라질 주교들을 접견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이 허락하는 한 직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포르투 벨류의 호케 팔로시 대주교는 이 같이 전하면서 교황이 이렇게 말하며 "그것이 전부일 뿐"이라고 덧붙였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한 팔로시 대주교에게 "언론에서 나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고도 한다.
브라질 주교단의 일원으로 교황을 알현한 브라질 호라이마 교구의 니콜레토 몬시뇰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행사에서 보여준 '강인함'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하며 교황의 건강 이상설에 선을 그었다.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오른쪽 무릎 통증을 겪다 지난달 무릎 연골을 지지하는 보강물 삽입 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썩 좋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공식 행사에 무릎 통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등장하고, 당초 7월로 예정된 남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 순방을 연기하자 교황이 전임자인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처럼 자진 퇴위를 결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했다.
교황이 즉위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 '생존 중 퇴위'라는 전례를 남긴 첼레스티노 5세(1215∼1296) 전 교황의 유해가 안치된 이탈리아 중부 도시 라퀼라를 8월에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이런 관측에 더 힘이 실렸다.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 역시 라퀼라가 대지진의 피해를 본 직후인 2009년 현장을 방문했고, 라퀼라 방문 4년 뒤인 2013년 2월 고령과 건강상 이유 등으로 즉위 8년 만에 교황직을 내려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베네딕토 16세의 자진 퇴위에 대해 "후임 교황을 위한 새로운 장을 연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교황은 가끔씩 자신의 나이를 의식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22일 바티칸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는 "나이가 들면 젊었을 때 하던 것과 똑같이 못한다"며 "육체가 다른 속도를 갖는 만큼 자신의 몸에 귀를 기울이고,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인 오스카 로드리게스 마라디아가 온두라스 추기경은 앞서 '가짜 뉴스', '싸구려 드라마'라는 용어를 쓰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자진퇴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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