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터키 외무 "곡물 수출 재개 안 되면 파괴적 결과 낳을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를 방문한 영국 외무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식량 위기의 타개책 마련을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과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파괴적인 결과"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트러스 장관은 "이번 식량 위기는 긴급한 사안이며 다음 달 안에 해결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파괴적인 결과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굶주림을 무기로 삼고 있으며 식량 안보를 냉혹한 전쟁의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며 "영국과 터키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량을 반출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이스탄불에서 합의한다면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영해 중 안전지대로 설정될 해역을 관리할 통제 센터를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훔쳐 팔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모든 곡물의 원산지를 조사했으며, 러시아 산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터키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불법 매매에 반대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터키는 단호한 입장이며 불법적인 곡물의 매매를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흑해 연안의 항구를 통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산 곡물의 수출은 중단됐다.
우크라이나는 마리우폴 등 흑해 연안의 주요 항구를 러시아군이 점령하자 최대 물동항인 오데사를 방어하기 위해 흑해에 대규모 기뢰를 살포했다.
이 때문에 흑해를 통한 양국의 곡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세계 곡물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 21일 터키 대통령실은 조만간 러시아·우크라이나·터키·유엔 등 4자 대표단이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이스탄불에서 회담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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