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나 돌보던 의사·간호사 8명 과실치사 재판
"위독징후 무시하고 적절한 치료안해 죽였다"
공개법정서 공방 예정…유죄 땐 최고 25년형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아르헨티나가 낳은 세계적인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가 숨졌을 당시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들이 법정에 선다.
영국 BBC는 아르헨티나 법원이 마라도나의 주치의인 레오폴도 루케 등 의사·간호사 8명을 과실치사 혐의로 공개 재판에 회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뇌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심장마비를 일으켜 60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현지 검찰은 마라도나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왔다.
검찰의 요청으로 마라도나의 사망 원인을 조사한 전문가 위원회는 의료진이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못해 사망을 촉발했다고 판단했다.
전문가 위원회는 지난해 제출한 보고서에서 "마라도나가 위독하다는 징후가 무시됐다"며 "마라도나가 최소 12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명백한 신호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마라도나가 집에서 치료받은 것과 관련해선 "그의 병력을 고려하면 (치료에 필요한) 최소요건도 충족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적절한 입원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다"라고 결론 내렸다.
현지 검찰은 마라도나가 의료진의 과실과 태만 탓에 사망했다는 이 보고서를 토대로 의료진을 기소했다.
법원은 검찰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개된 법정에서 구두변론으로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의료진 8명 중에는 마라도나의 주치의인 루케도 포함돼 있다.
루케는 마라도나 사망 기자회견에서 "친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의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눈물을 흘렸으나 재판에 넘겨졌다.
AP통신은 재판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모두 혐의를 부인하는 가운데 과실치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8년에서 25년 사이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마라도나는 브라질의 펠레와 더불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고 해도 별 이견이 없을 몇 안 되는 전설적 선수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이끄는 등 165㎝의 작은 키에도 신기에 가까운 드리블로 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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