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공포에 약세장 길어질듯"…코스피 전망 2,000까지 하향(종합)

입력 2022-06-23 16:00
수정 2022-06-23 16:03
"침체공포에 약세장 길어질듯"…코스피 전망 2,000까지 하향(종합)

증권가 분석…"코스닥 지수 700 붕괴 가능성도"

"통화정책 변화 전까지 증시 추세 전환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채새롬 홍유담 이미령 기자 = 국내 증시가 23일에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로 연저점을 더 낮추면서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5원 오른 달러당 1,301.8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12년 11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49포인트(1.22%) 내린 2,314.32에 장을 마쳤다. 종가는 2020년 11월 2일의 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2.58포인트(4.36%) 급락한 714.38에 마감하며 이틀 연속 4%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종가는 2020년 6월 15일의 693.15 이후 최저치이자 연저점이다.

코스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 2,250까지 고점을 높였다가 1,400대로 주저앉고서 반등해 작년에 3,300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 지수는 고점 대비 30%(1천포인트) 가까이 조정을 받은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물가와 경기침체 우려에 시장 내부 수급까지 악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세장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코스피 전망치 하단을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

◇ "환율·외국인 매도…반대매매까지"…경기침체에 실적 눈높이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동반 하락은 물가와 금리 인상, 경기 침체 우려, 기업 실적 둔화를 염려하는 목소리 속에 외국인이 지속해서 주식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5조6천억원 정도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환율 불안과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져 낙폭을 더 키우고 있다"며 "환율과 원자재 가격 안정이 시장 바닥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의 차액결제 거래(CFD) 반대매매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중소형주 주가에 더 큰 충격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낙폭이 두드러진 주원인은 차액결제거래(CFD)를 비롯한 반대매매 출현, 북한의 핵실험과 무력도발 위험, 최근 개선되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과 한국 간 탈동조화(디커플링) 우려를 꼽을 수 있다"며 "무엇보다 내부 수급 요인 영향이 가장 크다"고 진단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 1배를 밑돌아 과매도 국면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경제가 나빠지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벤처나 코스닥 기업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 "코스피 하단 전망 2,000∼2,200대로…코스닥 700 깨질 수도"

증권사들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기업 이익 하향 조정 가능성을 고려해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 하단을 최저 2,000까지 낮춰다.

유진투자증권은 "기업이익 감소 폭이 10∼20% 정도라면 코스피는 2,050∼2,300대에서 하락을 멈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경기둔화 우려를 반영한 증시 저점은 주가수익비율(PER) 8배 초반에 밀집돼 있다"며 "코스피 이익 수준을 고려한 지수 하단은 PER 8.1배인 2,200 수준이 적절해 코스피 하반기 전망치를 2,200∼2,700으로 하향한다"고 전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침체와 정책 변수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더 높게 나오면 단기 급락(언더슈팅)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피 저점을 2,550∼2,600에서 2,200대 초중반으로 낮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닥지수는 700이 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변동성 장세에선 코스닥이 성장성 성격이 강한데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도 코스피 하반기 변동 폭으로 2,280∼2,800을 제시했다.



증권사들은 이번 약세장에선 한미의 통화정책이 변화하기 전까지는 주가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다.

일차적으로 다음 달 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같은 달 27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가 고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간적으로 다음 달 말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증시는 다음 달 FOMC 때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으나 변동성이 큰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적어도 연말까지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관측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 약세장에서 의미 있는 기술적 반등은 물가 지표에서 반등이 확인되고 연준 통화정책 변속기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3분기에도 어려운 장세가 지속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준이 하반기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연내 시장의 추세적인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이 센터장은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올해 4분기께 기업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 과정이 진행되면 지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005930] 내년 이익 추정치도 25∼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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