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시민단체 반대에도 아세안 회의에 미얀마 군정 초청

입력 2022-06-22 11:55
캄보디아, 시민단체 반대에도 아세안 회의에 미얀마 군정 초청

국방장관 회의 오늘 개최…현역 장성인 미야 툰 우 참석

677개 단체 "잔학행위 정당화" 비난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올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인 캄보디아가 여러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얀마 군사정부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한다.

22일 일간 크메르타임스에 따르면 캄보디아 정부는 미얀마 군정의 미야 툰 우 국방장관이 이번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캄보디아는 이날 수도 프놈펜에서 제16회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연다.

앞서 지난 17일 넴 소와스 국바부 외교정책국장은 "의장국인 캄보디아는 아세안 10개 회원국 모두 이번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다른 8개 회원국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얀마 현지 및 해외의 시민단체들은 미얀마 군정 인사가 이번 행사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 677개 단체는 최근 캄보디아 정부에 공동명의로 서한을 보내 "미야 툰 우 장관은 반대세력에 대한 무력 진압을 주도한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만약 이런 인물을 회의에 초청할 경우 초법적 처형과 체포 및 고문을 일삼는 미얀마 군정의 행위를 정당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역 장성인 미야 툰 우 국방장관은 미국와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영국 정부는 그에 대해 "국제법 위반에 책임이 있다"고 제재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반군부 세력의 임시정부격인 국민통합정부(NUG)도 군정 측 인사의 이번 회의 참석에 반발하고 나섰다.

예 몬 NUG 국방장관은 미 외교전문지 디플로맷 기고문에서 "군정 인사가 참석하면 아세안의 명성에 오점을 남기고 미얀마 국민을 인정하지 않는 셈"이라고 밝혔다.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군경의 무력진압 및 고문 등으로 인해 현재까지 1천9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숨졌고 1만4천여명이 체포됐다.

이와 관련, 정치 애널리스트인 라오 몽은 "아세안은 향후 열리는 행사에 미얀마의 경우 비정치적 인물의 참석만 허용키로 합의한 바 있다"면서 "이번 결정은 회원국 합의에 기반한 아세안의 작동 원칙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 회의가 열리더라도 제대로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쁘락 소콘 캄보디아 외교장관은 지난해 2월 군부 쿠데타 이후 불거진 유혈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아세안 합의사항 준수를 독려하기 위해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아세안 특사 자격으로 미얀마를 방문한다.

그가 아세안 특사 자격으로 미얀마를 방문하는건 이번이 두번째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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