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AI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민·관 TF서 마련한다(종합)

입력 2022-06-22 11:46
데이터·AI 자율규제 가이드라인, 민·관 TF서 마련한다(종합)

이종호 과기장관, 주요 플랫폼 사업자와 플랫폼 정책방향 논의

디지털플랫폼 발전전략 연내 마련…"자율규제·진흥 정책 함께 논의"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임성호 기자 = 정부가 데이터 접근성 활성화, 알고리즘 투명성 제고 등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종호 장관이 2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대표들과 전문가들과 함께 이런 내용을 포함한 디지털 플랫폼 정책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 간담회는 일각에서 제기돼 온 플랫폼의 부작용 해소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플랫폼 업계의 혁신에 대한 지원이 조화될 수 있는 정책방안을 전문가들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검색·메신저·이커머스 분야의 대표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최수연 대표이사), 카카오[035720](남궁훈 대표이사), 쿠팡(박대준 공동대표이사)과 국내 최대 배달앱인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김범준 대표이사), 국내 최대 개인 간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김재현 공동대표)이 참석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박성호 회장과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 위원장인 서울대 이원우 기획부총장,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을 지낸 건국대 권남훈 교수도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을 대표해 참석했다.

이종호 장관은 "플랫폼의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 부작용도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므로 규제체계 정립은 필요하다"면서도 "플랫폼 정책은 각국이 처한 상황별로 다르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플랫폼 시장을 고려할 때 디지털 플랫폼 정책은 혁신과 공정의 가치를 포괄해야 한다"며 "규제의 방식도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자율규제기구의 설립·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자율규제의 실효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최근 이슈로 떠오른 플랫폼 분야의 주요 부작용 중 데이터·AI 등 분야에 대해서는 민·관이 합동으로 TF를 구성해 데이터 접근성 활성화, 알고리즘 투명성 제고 등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마련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과기정통부는 민·관 합동 TF를 만들어 이를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과기정통부·업계·전문가 등이 함께 혁신과 공정의 가치를 포괄하는 가칭 '디지털 플랫폼 발전전략'을 연내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도 의견을 함께 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정부에서 플랫폼 기업들과 함께 자율규제 방안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앞으로 건강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인터넷 업계가 이행하고 있는 자율규제체계의 고도화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향후 관련 논의에 적극적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정부의 자율규제 방향성에 공감하며 앞으로 적극적으로 자율규제체계 수립에 참여하겠다"며 "논의과정에서 소비자의 후생 증진과 산업 진흥이라는 가치도 충분히 고려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적극 협력해 좋은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했고, 김재현 당근마켓 공동대표는 "자율규제를 통해 개인 간 거래라는 새로운 산업 환경에 부합하는 기준과 질서를 만들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혁신과 공정이 조화를 이루는 디지털 플랫폼 정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해당사자 간 합의에 기반한 자율규제와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을 지원하는 진흥정책이 함께 어우러질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며 "관계부처와 민간의 자율규제 노력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간담회는 대부분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간담회 직후 남궁훈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물에서 "특히 새롭게 대두되는 메타버스 영역이 기술적 형태나 외모가 게임과 닮았지만 정책적으로는 게임과 명확히 구분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해 민간이 주도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민간주도 자율규제기구를 구성·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고 과기정통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자율규제기구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유관부처들이 참여하는 범부처 '디지털 플랫폼 정책협의체'와 업계 및 전문가가 함께 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책 포럼'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책포럼은 과기정통부가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 촉진뿐만 아니라 플랫폼이 유발하는 다양한 논의를 위해 학계·산업계 중심으로 2020년부터 구성해 운영하는 포럼이다.

민간·정부 2인 공동위원장 체제로 운영되며 민간에서는 이원우 부총장이, 정부에서는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이 위원장을 맡았다.

정책포럼은 제1분과(튼튼한 산업생태계), 제2분과(공정성장 제도), 제3분과(사회가치 창출), 제4분과(건강한 이용환경)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정책포럼의 목표는 플랫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의 개선방향과 혁신정책을 도출하는 것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 인공지능(AI)·데이터 전문기업 등에 관한 이슈도 논의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이어 열린 정책포럼 인사말에서 이 장관은 "플랫폼 입법규제는 도입에 오랜 시간이 걸리며, 시장변화가 잦은 분야에서 유연한 대응을 어렵게 하는 측면도 있다"면서 "다양한 이해당사자 간 합의에 기반한 자율규제 정책과 플랫폼 사업자의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진흥 정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harrison@yna.co.kr, 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