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유럽 수출로 역내 입지 개선 노리는 이스라엘
WP "이웃 국가와의 갈등 해결 촉매로 활용할 것" 전망
(서울=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이스라엘이 자국산 천연가스 교역을 역내 관계 증진을 위한 촉매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유럽연합(EU)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함께 자국산 가스를 수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약을 EU와 체결했다.
타마르와 리바이어던 등 이스라엘이 동지중해에서 운영 중인 가스전 2곳에는 대략 1조㎥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스라엘의 향후 30년간 내수 수요 추정량(3천억㎥)의 3배가 넘는다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생산한 가스 일부를 해저 가스관을 통해 이집트로 수출하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가스에 액화 처리 과정을 거친 뒤 유럽으로 재수출한다.
천연가스를 매개로 한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 '공생' 관계는 2018년 150억 달러 규모의 협약을 체결한 이후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1979년 양국이 체결한 국경 획정 협정에 버금가는 외교사적 이정표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스라엘은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이 이웃 국가와의 냉랭한 관계를 더 개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스라엘 라이히만 대학교 정책·전략 연구소의 모셰 알보는 아랍권 일부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사라지는 추세라며 "국민들은 수출을 통한 경상수지 개선을 넘어 주변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스라엘의 천연가스는 교류가 거의 없던 터키와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개설' 등을 주제로 14년 만에 정상 회동을 성사시키는 역할까지 했을 정도다.
이스라엘 가스회사 뉴메드 에너지의 요시 아부 최고경영자(CEO)는 2016년 이스라엘·요르단 간 체결한 100억 달러 규모 가스 수출 계약 역시 양국이 1994년 체결한 평화 협정 이래 가장 중요한 거래'라고 언급했다고 WP는 소개했다.
리오르 쉴라트 이스라엘 에너지자원부 관계자는 "에너지가 분쟁의 원천보다는 협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천연가스가 '중동'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다른 어떤 메시지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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