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금융시장, 미국 공격적 금리인상에도 의외의 '선방'
신흥시장 채권·주식, 美보다 덜 떨어져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공격적인 통화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신흥국 금융시장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미 국채 가격은 최소 50년 만에 최악의 폭락 사태를 맞이했지만, 신흥국 국채는 가격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신흥국 회사채도 미국의 투기등급(하이일드) 회사채보다 복원력이 더 강한 것으로 입증됐다. 미국 투기등급 회사채의 평균 금리가 지난 1년간 두 배 이상으로 급등했으나, 신흥국 회사채 금리는 이보다 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신흥국 회사채와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2020년 11월 이후 최소로 작아졌다.
증시도 마찬가지 상황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는 작년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32% 떨어졌지만, 미국 증시보다는 하락률이 낮았다.
이에 따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비교한 MSCI 신흥국 지수의 상대 수익률은 최근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런 상황이 일반적인 예상과 반대된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 등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는 통상 위험자산이 타격을 받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 내 자산에서 현재 혼란의 대부분이 비롯했기에 신흥국의 상대적 매력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실제 신흥국 시장은 현재까지 2013년 '긴축 발작'(Taper Tantrum)과 같은 양상은 모면한 모습이다.
긴축 발작은 2013년 벤 버냉키 당시 연준 의장이 양적 완화를 종료하기 위해 자산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방침을 밝힌 것을 계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진 사태를 말한다.
신흥국은 과거보다 더 많은 외환보유액을 비축했고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코로나19 대확산 시기 추진했던 경기부양책을 선제적으로 거둬들이며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돌아섰다.
블룸버그가 집계하고 있는 주요 16개국 통화 가운데 올해 현재 그 가치가 오른 통화는 브라질의 헤알화와 멕시코의 페소화 2개뿐이었다. 일본의 엔화와 노르웨이의 크로네 등 선진국 통화는 가치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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