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선 앞두고 '레드 셔츠' 결집?…탁신 딸 "정권 8년 고난"

입력 2022-06-20 11:21
태국 총선 앞두고 '레드 셔츠' 결집?…탁신 딸 "정권 8년 고난"

푸어타이당, 핵심기반 북동부서 정권교체 역설…지도자급 인사도 합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제1 야당인 푸어타이당이 내년 초 예상되는 총선을 앞두고 농민·노동자 등이 주축이 된 전통적 지지층인 이른바 '레드 셔츠' 결집에 나서는 모양새다.

레드 셔츠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딸을 앞세워 정권 교체를 역설하는 동시에, 10여 년간 레드셔츠 세력을 이끌어온 지도급 인사도 당에 합류시켰다.

20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35)은 지난 18일 북동부 시사껫주를 찾았다.

오빠인 패통태와 촌난 스리깨우 당 대표도 함께했다.

그녀는 당의 총선 캠페인인 '푸어타이 가족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800만명 가량인 당원을 1천400만 명 정도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사껫주 등 태국 북동부는 이른바 이산 지역으로 불리는 곳으로, 농민·노동자 등이 중심이 된 레드셔츠의 핵심 지역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2019년 총선 당시 시사껫주에서 푸어타이당은 하원의원 6석을 차지했지만, 2석은 품짜이타이당에 내줬다.

이 때문에 이번 방문은 총선을 앞두고 '고토 회복'의 의미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신문은 많은 레드셔츠 지지자들이 패통탄 일행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패통탄은 이들을 향해 "모두가 더 잘살기를 원한다면, 그 첫걸음은 다음 총선에서 우리에게 압승을 안겨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차기 총리 후보로 출마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는 지지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자신을 믿어줘 행복하다고 말했다.

패통탄은 이어 사람들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 집권 아래 8년간 경제적 고난에 진절머리내고 있음을 이해한다고도 했다.

탁신계가 이끄는 푸어타이당은 내년 초로 예상되는 하원의원 선거에서 직접 뽑는 400석 중 최소 250석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전 총리 대신 딸을 내세워 기존 지지층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30대 정치신인 패통탄을 '참여와 혁신 수석고문'으로 임명해 진보정당으로 빠져나간 젊은 층을 다시 끌어온다는 전략이다.

이 중심에 있는 패통탄은 푸어타이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탁신 전 총리 측근으로 분류됐던 레드셔츠 지도자 나타웃 사이쿠아 전 의원도 최근 '푸어타이 가족 프로젝트' 책임자급으로 푸어타이당에 합류했다.

나타웃은 "정권 교체를 목도할 수 있도록 총선에서 푸어타이당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가 이끄는 태국 연립정부는 최근 각종 정치적 사안을 놓고 삐걱거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도 방콕에서 9년만에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쁘라윳 총리의 반대파인 무소속 찻찻 싯티판(55) 후보가 당선됐다.

찻찻 시장은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총리 시절 교통부 장관을 지낸 바 있어, 선거 결과는 쁘라윳 정부에 대한 낮은 지지도를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중순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쁘라윳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초 조기 총선이 열릴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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