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아더 연설문 실린 중국 중고생 참고도서 뒤늦게 논란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중국에서 중·고등학생 참고도서에 더글러스 맥아더의 연설문이 실렸다며 네티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신랑망 등 중국 매체들은 19일 장쑤교육출판사가 펴낸 중·고교생용 참고도서에 미군을 칭송하는 맥아더의 연설문이 실렸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이 공개한 이 도서의 목차에는 '애국에 대한 깊은 생각'이라는 부분에 맥아더의 '책임-영예-국가'라는 제목의 연설문이 수록됐다.
중국어 3천자 분량의 연설문에는 미군의 도덕적 기준을 크게 칭찬하는 내용과 함께 미군을 세계에서 가장 숭고한 인물이나 세계의 모순을 구하는 인물로 묘사했다고 신랑망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중국 네티즌들은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시기에 맥아더 같은 중국인민지원군의 가장 큰 적을 책에 담은 이유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비난 여론이 확산하자 출판사 측은 2020년에 사용을 중단하고 시장에서 퇴출한 책이라면서도 네티즌의 지적에 공감한다며 사과했다.
출판사 측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 공식 계정에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며 이 문제에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깊이 반성하고 엄격한 책임 추궁을 통해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중국에서는 10년 가까이 사용된 초등학교 교과서에 남학생이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거나 여자아이의 속옷이 드러난 삽화가 수록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당국이 초·중·고교 교재 내용과 삽화 등에 대한 전면 조사와 함께 올바른 정치 방향과 가치 지향을 견지하면서 우수한 중화 문화를 고취하고 대중의 심미관에 부합하도록 즉시 수정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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