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하루 1천명 사상…전사만 200∼500명"
동부전선 전투 격화하며 피해 급증…우크라 "무기 지원 절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선에서의 우크라이나군 인명피해가 하루 최다 1천명 규모로 급증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가 1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대(對)러시아 협상 대표인 데이비드 아라카미아 의원은 매일 200~500명에 이르는 우크라이나군 병사가 목숨을 잃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국군 전사자가 하루에 60~100명이라고 밝혔다. 약 보름 만에 우크라이나군의 전사자 발생 속도가 최대치를 기준으로 5배나 증가했다는 의미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우크라이나군의 인명피해 규모가 전사자 100명을 포함해 하루 300명 안팎이란 이전 보도들에는 "우리의 평가대로다"라고 말했으나, 아라카미아 의원이 밝힌 새 추산치와 관련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효율적으로 싸우면서 러시아군도 심대한 손실을 봤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와 의회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지원 속도를 높이고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할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아라카미아 의원은 이런 대규모 인명피해에도 병력 충원이 가능하다면서 이를 뒷받침할 무기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100만명을 모병했고, 추가로 200만명을 모병할 여력이 있다"면서 "우리가 부족한 것은 21세기 최대의 전투에서 러시아에 맞설 무기와 탄약"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400억달러(약 51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예산법안에 서명했지만, 이러한 예산이 실제 무기 제공으로 이어지는 속도는 매우 완만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기보다는 자국 내 무기 비축분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 시작했다고도 했다. 그는 독일 정부의 경우 여전히 우크라이나로의 무기 수출을 허가하는 데 매우 소극적이라면서 러시아에 대한 '내적 두려움'이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라카미아 의원은 종전 여부 등을 놓고 러시아와 협상에 나서기에 앞서 협상력을 제고해야 한다면서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기 위한 반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차나 마리우폴 등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 탓에 국내적으로 협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전쟁은 결국 '타협'을 통해 마무리돼야 할 것이라면서 "지금은 우리의 협상력이 상당히 약한 만큼 이 상태로는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상황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유가로 인해 러시아가 국제 제재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제재 효과가 제대로 나오려면 3~4년이 걸릴 것"이라며 "문제는 그때까지 우리가 버틸 수 있는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