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물가 고공행진·금리인상에 적신호 커졌다
JP모건, 경기후퇴 확률 85% 추정…'이미 경기후퇴' 진단도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미국 경제가 고물가와 금리 인상에 활력을 잃고 있다는 신호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미국 경제가 경기후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도 내렸다.
1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회복이 정체되거나 경기후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는 경제지표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5월 주택 착공 건수는 155만건으로, 전월보다 14.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여 만의 최저치이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 활동 지수는 -3.3으로, 202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제조업 경기가 위축세로 돌아섰음을 의미한다.
전날 발표된 5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감소했다.
같은 날 애틀랜타 연은이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집계하는 'GDP 나우'는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로 내렸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날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자 잠시 '안도 랠리'를 보였던 미국 증시는 이날 다시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사실상 경기후퇴 가능성을 인정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성장 리스크에 쏠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WSJ은 계속되는 공급 부족,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식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경제의 모멘텀 상실로 경기후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통상 경기후퇴는 2개 분기 연속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정의되며, 미국에선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공식적으로 경기후퇴 여부를 판정한다. 최근 경기후퇴 시기는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초기로, 2개월 지속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고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이견들도 만만치 않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JP모건은 현재 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상황을 보면 미국의 경기침체 발생 확률이 85%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이런 계산은 지난 11번의 경기후퇴 시기 S&P500 지수가 평균 26% 하락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한다.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후퇴 시기에 있다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캐나다 금융회사 '인더스트리얼 얼라이언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세바스티앵 마크마옹 맥마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이미 경기후퇴에 빠졌을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GDP 성장률이 몇 분기 동안 0%선을 오르내릴 것"이라며 "2023년이 끝나기 전 몇 번의 기술적 경기후퇴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융회사 애머스트 피어폰트의 스티븐 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후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단지 올해 경기후퇴가 오지 않을 것으로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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