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당국자 "北핵실험 우려 中에 전달…北문제, 주요주제로 다뤄"(종합)

입력 2022-06-17 01:06
수정 2022-06-17 06:31
美 당국자 "北핵실험 우려 中에 전달…北문제, 주요주제로 다뤄"(종합)

"상황전개 지켜보겠다"…"中이 최강대국되면 美에 암울하고 가혹한 세상"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 우려를 중국 측에도 전달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 대담에서 지난 13일 룩셈부르크에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과 만나 논의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이 또 다른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며 "우리는 이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중국에도 이를 전달했다"며 "먹어봐야 맛을 알 수 있을 것(The proof will be in the pudding)이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길고 짧은 것은 대봐야 안다는 말로, 실제 행동을 봐야 판단할 수 있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미 고위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양 정치국원과 회동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에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달 26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 대응해 추가 제재결의안 채택을 추진했으나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불발됐다.

미국은 북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 호응을 촉구하며 중국의 협력을 주문하지만, 중국은 대북 제재 완화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등 미국 측의 선제조치가 필요하다며 해법을 놓고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도울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재차 표시했다.



그는 중국이 어떤 형태의 직접적 군사 지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도 중국이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와 수출통제를 따르도록 체계적 노력을 기울이는 것 역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특히 지원이나 제재 회피 제공에 관해 (중국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회동 때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과 북한 문제가 주요한 2개 주제로 다뤄졌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미중 간 핵심 갈등 사안 중 하나로 등장한 대만 문제 역시 논의대상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 필요성과 함께 현재 중국의 행동에 관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의 국방지원이라는 미국의 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현재 직면한 도전과제는 중국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동에 점점 더 많이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행위에 단호히 맞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세계의 최강대국이 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경제적으로도 좀더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염병 대유행, 핵 비확산 등 중요한 문제에서 미국이 중심적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중국의 몫으로 남겨지거나 아무도 이 일을 떠맡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경우 미국에도 더 암울하고 가혹한 세상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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