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재무 "국채 원리금 상환 '루블화 외화 환전 방식'으로 할 것"

입력 2022-06-16 22:25
러 재무 "국채 원리금 상환 '루블화 외화 환전 방식'으로 할 것"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정부가 외국 투자자에 대한 국채 원리금 상환을 자국 통화인 루블화를 자국내 은행에서 외화로 환전해 지급하는 방식으로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우리는 투자자들이 원리금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은행과 외채 결제기관인 국가예탁결제원(National Settlement Depository·NSD) 등이 서방 제재를 받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루블화로 원리금을 받아 이후 (외화로) 환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NSD에 (원리금 입금을 위한) 루블화 계좌가 개설되지만, 외화로의 환전은 서방 제재를 받지 않은 은행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정부가 달러화와 유로화로 표시된 국채 원리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당일 환율에 따라 NSD 계좌에 루블화로 입금하고, 이후 이를 서방 제재 대상이 아닌 러시아 은행에서 외화로 환전해 투자자가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말 실루아노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외국 투자자에 대한 자국 국채 원리금 상환에 천연가스 수출대금 결제 방식을 원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외국 수입업자의 러시아) 가스 대금 지급의 경우, 우리에게 외화가 들어오면 그것이 (수입업자의 요청으로) 러시아 내에서 루블화로 환전돼 결제가 이루어진다"면서 "외채 결제도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지만 방향은 그 반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가 원리금을 NSD에 루블화로 기탁하면 NSD가 이를 외화로 환전해 투자자가 러시아 은행에 개설하는 외화 계좌로 이체해 주겠다는 설명이었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특별군사작전'을 개시한 이후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및 주요 은행, 국부펀드와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다만 미국 채권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달 25일까지 거래를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뒀으나 이후 이를 더는 연장하지 않았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러시아는 미국인 등 외국 투자자에 대한 원리금 상환이 어렵게 됐다.

유럽연합(EU)은 최근 러시아의 외채 결제기관인 NSD도 제재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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