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반도체에 5년간 1조원 투자한다…박정원 회장 '승부수'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테스트'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리겠다"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두산그룹이 향후 5년간 반도체 분야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박정원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위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회장은 14일 경기도 서안성의 두산테스나[131970] 사업장을 찾아 이종도 두산테스나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사업 현황 및 중장기 전략에 대해 논의하면서 이러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밝혔다고 두산그룹이 15일 전했다.
박 회장은 "반도체는 두산[000150]의 새로운 승부처로서 기존 핵심 사업인 에너지, 기계 분야와 더불어 또 하나의 성장 축이 될 것"이라며 "두산테스나가 국내 시스템 반도체 분야 '최고의 파트너 기업'으로 자리 잡고, 나아가 5년 내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성장하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투자계획을 밝힌 뒤 방진복을 입고서 두산테스나의 주력 사업인 웨이퍼 테스트 라인을 꼼꼼히 살펴봤다.
두산테스나는 고도화가 계속 진행 중인 스마트폰 성능과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중이다.
지난달 1천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하기로 결정했으며, 또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5년간 1조원 가량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게 두산그룹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연평균 성장률(CAGR) 20% 수준의 고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두산테스나는 국내 1위 반도체 테스트 기업으로, 두산그룹은 지난 4월 이 회사를 4천600억원에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미래 성장 사업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두산테스나는 '핸드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카메라 이미지 센서(CIS), 무선통신칩(RF) 등 시스템 반도체 제품의 설계·제조 후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후공정(OSAT) 업체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로 지난해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천76억원, 540억원이다.
웨이퍼 테스트는 반도체 칩이 새겨진 원형 웨이퍼를 가공하지 않은 상태에서 납품받아 전기, 온도, 기능 테스트를 진행해 양품 여부를 판단하는 작업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후공정 기업 중 글로벌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아직 없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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