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北 핵실험시 강력한 유엔제재"…美 등과 독자제재도 추진(종합)
"韓美, 北 최우선 과제 공감…北, 코로나 지원 제안에 호응 기대"
고위관계자 "北 핵도발하면 중·러도 제재 반대명분 많지 않아"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이상헌 특파원 = 박진 외교장관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강력한 제재 요소를 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제재를 미국 측과 추진키로 했다고 대북 경고음을 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전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한 회담 결과를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축 제재 결의안 채택이 중국,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된 것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포함한 도발을 하면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제재에)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이 중요하고, 중국과 함께 전략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 시 유엔 차원의 제재와 별개로 미국과 한국 등 동맹이 참여하는 독자 제재도 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당국자는 "독자적인 제재도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추진하는 것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술핵 사용마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북한 문제가 한미 양국의 최우선 정책 과제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한미 외교장관은 유연하고 열린 생각을 갖고 북한에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둘 것임을 재확인했다고 박 장관은 말했다.
아울러 북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한미가 북한의 코로나19 대응을 적극 돕고자 하는 진정성 있는 자세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의 조속한 호응을 기대했다.
앞서 양국 장관은 전날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장단기 군사대비태세를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로 스스로 고립시킬지, 비핵화의 길을 통해 미래 발전을 기할지 갈림길에 있다면서, 전날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다시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위 관계자는 향후 한미 정상회담 개최 일정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오는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 한국과 일본 모두 참석 여부를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다만 이 관계자는 "다자 정상회의 계기에 관련된 정상들이 만남을 가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엄중한 한반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공조가 대단히 필요한 시점이어서 정상간 회동을 통해 정책 공조를 다지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해 3국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어 고위 관계자는 전날 박 장관이 한미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를 언급한 것이 일본의 한국 수출통제 등 다른 현안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을 상정한 것이냐는 질문에 "지소미아가 앞으로 제대로 작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일반론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일 간에 여러 현안이 있다"면서 "어느 것부터 먼저 풀 것인지는 일본과 협의를 거쳐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국내 일각에서 북핵 대응 방안으로 주장하는 한국의 핵 자강론에 대해 "(북한) 군축(주장)이나 (한국) 핵 자강론은 북한의 핵 보유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최상의 선택이라며 현실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은 대북 억제력 강화, 원칙에 입각한 대북 정책하에서 실질적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번 방미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이 이은 것으로 시기와 내용 면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특히 한미동맹이 안보뿐 아니라 경제와 기술 동맹으로 확대해 나가는 것을 구체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방미 기간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등 행정부 고위 인사와 함께 의회의 상·하원 의원, 싱크탱크 인사들을 두루 접촉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박 장관은 미국 국무부가 해양국제환경과학국과 사이버디지털국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외교를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사실을 거론하며 외교부에도 과학기술사이버국 신설 추진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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