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만해협은 국제수역…항행의 자유 원칙 적용"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대만 정부는 14일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라고 강조했다.
대만해협을 국제수역으로 볼 것이냐를 두고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조앤 오우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취재진에게 "대만 해협은 우리 영해 바깥에 있는 국제수역"이라며 "공해상 항행의 자유 원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오우 대변인은 "대만은 국제법에 따라 대만 해협에서 외국 선박의 어떠한 움직임도 존중한다"며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는 데 기여하는 미국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이해하고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해협이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중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면서 "중국 측이 대만을 집어삼키려는 야심이 분명하다. 중국의 주장은 역내 긴장을 어떤 식으로든 줄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날 중국 정부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전날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대만은 중국의 분리할 수 없는 일부"이며 "중국은 대만 해협에 대해 주권적 권리와 관할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최근 수개월 동안 자국과 대만 사이에 있는 대만 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라는 주장을 미국에 반복적으로 전달했다고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군사 관계자들이 여러 번 다른 수위로 이러한 주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마틴 메이너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미국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한 계속해서 비행하고 항해하고 작전을 펼칠 것"이라며 "여기에는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대만 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이다. 길이 약 400㎞, 폭 150∼200㎞의 전략적 요충지다.
국제수역이란 유엔 해영법 협약상의 법률용어가 아니며, 대만 해협은 중국의 내해, 영해, EEZ 등으로 구성돼 있어 대만 해협에 공해는 없다는 게 중국 입장이다. 이에 따라 외국 군함의 활동이 제한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미국과 그 동맹국은 대만 해협 상당 부분이 국제수역이라는 시각을 바탕으로 '항해의 자유' 작전에 따라 함선을 주기적으로 통과시켜왔다.
한편, 오우 대변인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회담한 것과 관련해 자국 정부가 미국 정부로부터 충분히 브리핑을 받았다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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