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금융시장 '공포지수'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최고치
이탈리아 등 부채 많은 남부유럽 국채 금리 상승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이른바 유럽연합(EU) 금융시장의 '공포 지수'인 이탈리아·독일 국채 간 금리 차이가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4%를 넘겨 2014년 이후 최고치로 오르면서 이탈리아·독일 국채 간 금리 격차가 2020년 5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독일이 1.638%, 이탈리아는 4.014%로 금리 격차는 2.376%포인트에 이르렀다.
양국 국채 금리 차이는 통상 유럽 금융시장의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지표로 간주된다.
이탈리아 이외에 부채가 많은 다른 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도 상승세를 보였다.
그리스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4.43%까지 올랐고, 포르투갈과 스페인 국채 10년물 금리는 각각 2.9%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 상승세에 대처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공세적으로 인상할 것이란 전망에 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CNBC는 설명했다.
하지만 ECB가 부채가 많은 EU 회원국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이런 지원책 부족은 남부유럽 국가 가운데 특히 이탈리아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CNBC는 지적했다.
독일 베렌베르크 은행의 홀거 슈미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의 개혁에도 이탈리아의 잠재 성장률은 여전히 약하다"며 "이탈리아로서는 국채 금리가 4%를 훌쩍 넘을 경우 결국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이탈리아의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둔화할 것이라면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2.5%, 내년은 1.75%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 부채 위기가 정점에 다다랐던 2011년과 같이 남부유럽 국가들이 구제금융을 신청하면서 긴축 조치에 들어가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작다고 CNBC는 전했다.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정치적 대응으로서 긴축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며 "이탈리아와 다른 국가들은 어쨌든 EU의 경제회복기금(NGEU)에서 상당한 자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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