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부터 체계 조립까지…누리호 함께 쏘는 300개 기업 면면은
KAI 체계 총 조립, 한화에어로 엔진 제작, 현대중공업 발사대 건립
전체 사업비 80%가 참여 기업 몫…민간 주도 '우주 개척' 속도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김철선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2차 발사를 이틀 앞둔 가운데 이번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의 면면에도 관심이 쏠린다.
설계와 제작, 시험, 발사 등 전 과정이 순수 국내 기술로 진행되는 누리호 프로젝트에는 국내 민간 기업 300여곳이 참여했다. 기업들은 각자 역할을 맡으며 2차 발사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6일 예정된 누리호 2차 발사 프로젝트에는 지난해 10월 첫 발사와 마찬가지로 300여개 국내 기업이 참여했다. 참여 기업과 각사의 역할은 1차 발사 당시와 동일하다.
참여 기업으로는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엔진 조립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대표적이다.
KAI는 2014년부터 누리호 사업에 참여하며 누리호 체계 총조립을 맡았다. 300여개 기업이 납품한 제품 조립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누리호 1단 연료탱크와 산화제 탱크도 제작했다.
누리호 체계 총조립 과정에는 24명의 KAI 엔지니어가 참여해 지난해 6월부터 1년 동안 2차 발사를 준비했다.
특히 1차 발사 실패 원인을 개선하기 위해 이미 조립이 끝난 누리호 발사체 일부를 해체하고, 구조 보강작업 후 재조립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의 우주사업 핵심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차 발사와 마찬가지로 누리호 엔진 총 조립을 비롯해 터보펌프, 배관조합체 제작 등을 담당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납품한 '75t(톤) 액체로켓 엔진'은 누리호의 핵심 부품으로, 발사체가 중력을 극복하고 우주 궤도에 도달하는 동안 극한 조건을 모두 견뎌 낼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6년 3월 누리호 75t급 엔진 납품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75t급 엔진 34기, 7t급 엔진 12기 등 총 46기의 엔진을 제작했다.
회사는 이미 누리호 3차 발사에 사용될 엔진까지 제작을 완료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누리호 발사를 위해 높이 45m 규모의 한국형발사체 발사대 건립을 총괄했고, 현대로템은 누리호 연소 시험과 유지·보수를 담당했다.
이외에도 ▲ 체계종합(유콘시스템, 카프마이크로 등 6곳) ▲ 추진기관/엔진(에스엔에이치, 비츠로넥스텍 등 9곳) ▲ 구조체(두원중공업, 에스앤케이항공 등 9곳) ▲ 유도 제어/전자(7곳) ▲ 열/공력(한양이엔지, 지브이엔지니어링 등 3곳) 등 주력 분야 참여 기업만 30여 곳에 이른다.
핵심부품 개발과 제작을 수행하는 주력 기업 30여곳에서만 총 500여명의 인력이 누리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정부에 따르면 누리호 전체 사업비의 80% 규모인 약 1조5천억원이 참여 기업에 쓰였다.
2013년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 개발 당시 국내 산업체 집행액이 1천775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누리호 프로젝트에서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가 대폭 늘어났다.
누리호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를 진행했으나, 비행 중 3단부 엔진이 예상보다 빨리 꺼지는 바람에 위성모사체(모형 위성)가 목표 궤도에 안착하지 못했다.
오는 16일 예정된 2차 발사에서는 위성모사체와 함께 실제로 작동하는 큐브위성도 탑재된다. 애초 2차 발사 예정일은 15일이었으나 강풍과 기상 악화로 문제로 하루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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