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크림반도 되찾겠다"…전쟁목표로 명시

입력 2022-06-14 07:37
수정 2022-06-14 13:54
젤렌스키 "크림반도 되찾겠다"…전쟁목표로 명시

"세베로도네츠크 전투 사상자 발생 두려울 정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년 전 러시아에 빼앗긴 영토 '크림반도'까지 이번 전쟁에서 되찾겠다고 선포했다고 dpa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동영상 성명에서 "(크림반도 도시인) 얄타, 수다크, 잔코이, 예우파토리야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릴 것"이라며 "당연히 우리가 크림반도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늘 밝혀 오긴 했지만 이를 명시적 전쟁 목표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dpa통신은 주목했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시위와 정권교체 등으로 발생한 혼란기에 자국민을 보호하겠다면서 군사력을 앞세워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바 있다.

당시 크림반도에서 러시아 합병 여부를 두고 주민투표가 진행되긴 했지만, 국제사회는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이 지역에서 크림반도 당시와 비슷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돈바스 지역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세베로도네츠크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사상자 수가 너무 많다. 너무 두렵다"고 말했다.

앞서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하루 100여 명씩 희생되고 있으며, 부상자도 500명에 달한다며 자국군 사상자 수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세베로도네츠크는 돈바스지역 루한스크(러시아명 루간스크)주 최대도시다. 아직 우크라이나군이 통제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이 갈수록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세르히이 하이다이 루한스크주지사도 현재 러시아군이 이 도시의 70∼80%를 차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압도적인 악랄함을 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더 전진해서 우리의 영토를 해방할 수밖에 없다"며 서방 국가의 무기 지원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공영방송 ZDF와의 인터뷰에서는 "독일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지원한다는 점을 더 명확히 해줬으면 좋겠다"며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독일이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으려 해선 안 된다면서 "숄츠 총리와 독일 정부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독일의 무기 수송이 다른 이웃 국가들보다 늦은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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