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검은 월요일'…亞·유럽 급락, 美 4% 안팎 폭락(종합)

입력 2022-06-14 06:25
수정 2022-06-14 09:13
글로벌 증시 '검은 월요일'…亞·유럽 급락, 美 4% 안팎 폭락(종합)

연준 '자이언트 스텝' 우려에 나스닥 4.7%↓…S&P 500, 약세장 진입

유럽·아시아 증시도 2∼3% 하락…가상화폐 투매로 비트코인 17%↓



(뉴욕·브뤼셀=연합뉴스) 강건택 김정은 특파원 = 글로벌 증시가 13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의 고강도 통화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속에 '검은 월요일'을 보냈다.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2∼3%대의 큰 폭 하락을 기록한 데 이어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공식적으로 약세장(베어마켓)에 들어섰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 가까이 폭락했고,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가상화폐는 두 자릿수 대 하락률로 1년 반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 다우, 사상 첫 3일 연속 500P 이상↓…S&P 500, 작년 3월로 후퇴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0,516.74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1.23포인트(3.88%) 급락한 3,749.63으로 마감, 지난 1월 3일 전고점(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다.

이로써 S&P 500 지수는 전고점 대비 하락률 20% 이상을 가리키는 약세장에 공식 진입했다. 지난달 20일 장중가로 잠시 전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적이 있으나, 종가 기준으로 약세장 기준을 만족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나스닥 지수는 530.80포인트(4.68%) 폭락한 10,809.23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지수들은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마감 전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인상)이 아닌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하강곡선이 다시 가팔라졌다.

최근 투자자들은 지난 10일 발표된 5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8.6%로 1981년 12월 이후 40여 년만의 최대폭 기록을 세운 것을 계기로 위험자산에서 발을 빼는 분위기이다. 통제불능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의 금리인상 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2020년 3월 이후 하루 최대폭인 20bp(0.20%, 1bp=0.01%포인트) 이상 급등해 장중 최고 3.37% 선을 돌파했다.

금리 여파로 테슬라(-7.1%), 엔비디아(-7.8%), 넷플릭스(-7.2%), 알파벳(-4.3%), 마이크로소프트(-4.2%) 등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또 월가와 학계에서 경기침체 경고가 잇따르면서 기술주뿐 아니라 증시 전반으로 전방위 하락세가 나타났다.

보잉은 8.7%, 카니발 코퍼레이션(크루즈 선사)은 10.3%, 델타항공은 8.3% 각각 폭락했다.



◇ 유럽·아시아도 '추풍낙엽'…유로스톡스 2.7%↓·코스피 3.5%↓

미국보다 먼저 문을 연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 역시 큰 폭의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날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전장 대비 1.53% 하락한 7,205.81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는 2.43% 내린 13,427.03으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도 2.67% 하락한 6,022.32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69% 내린 3,502.50으로 거래를 종료했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이날 2% 이상의 하락 폭을 이어가며 지난해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우려가 유럽에서도 투자자들의 공포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에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 한국 코스피, 홍콩 항셍지수가 나란히 3% 이상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가 3.52%, 코스닥이 4.72% 각각 급락했고 일본 닛케이225와 토픽스 지수도 각각 3.01%, 2.16% 떨어졌다.



◇ 가상화폐도 '시련의 계절'…비트코인, 한때 2만3천달러 선 붕괴

최근 기술주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가상화폐 시장은 투매 현상 가속화로 더 크게 주저 앉았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장' 격인 비트코인은 한때 24시간 전보다 17% 폭락한 2만2천764달러로 2만3천 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후 낙폭을 살짝 만회한 비트코인은 오후 5시 현재 전날보다 15% 떨어진 2만3천2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로써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12월 이후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도 24시간 전 대비 16% 이상 떨어진 1천2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이날 폭락으로 가상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조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고 코인마켓캡이 밝혔다.

CNBC방송에 따르면 주말부터 월요일인 이날 아침까지 단 사흘 동안 가상화폐 전체 시총이 2천억달러 이상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투매 현상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금리인상과 같은 거시경제적 요소뿐 아니라 가상화폐 대출 플랫폼 셀시어스의 인출 중단 등 내부적 문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