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12일 프랑스 총선서 과반 확보할까

입력 2022-06-11 08:31
마크롱, 12일 프랑스 총선서 과반 확보할까

극좌 멜랑숑 좌파연합 상승세…극우 르펜은 교섭단체 기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예정된 프랑스 총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도 여권이 과반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번 총선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5년 임기를 거의 같이할 하원의원 577명을 뽑는다.

12일 1차 투표에서 과반 후보가 없으면 한주 뒤인 19일 2차 투표에서 1위와 등록 유권자의 12.5%가 넘는 표를 확보한 2∼4위가 다시 붙는 방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4월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하는 기쁨을 누렸지만 바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이번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중도 르네상스당을 포함한 여권 '앙상블'이 의석 과반인 289석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파와 손을 잡고 동맹을 확장해야 하므로 정책 결정이 복잡해지고 추진력이 약해질 공산이 크다.

마크롱 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기록적인 물가 상승으로 어려워진 가계를 보호하겠다며 연금 인상, 세금 감면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프랑스 정부는 연금을 올해 초 1.1% 올린 데 이어 7월에 특별히 4% 추가 인상하는 한편 저소득층을 위한 새로운 식품 바우처, 공공분야 임금 인상, 유가 보조 연장 등의 지원책을 내놨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9일 발표된 입소스 여론조사에서는 범여권 예상 의석수가 과반 안팎인 260∼300석으로 나왔다.

장뤼크 멜랑숑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대표가 이끄는 좌파연합 '뉘프'(NUPES)가 175∼215석으로 전망됐다.

녹색당(EELV), 프랑스공산당(PCF), 사회당(PS)이 참여한 좌파연합의 바람이 점차 강해지며 멜랑숑 총리설도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

대선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극좌파 멜랑숑 대표는 총리가 돼서 정년 상향 등 친기업 정책을 무산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프랑스에서 25년 만에 등장한 좌파 연합이 하원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면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내내 성향이 다른 총리와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다만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이 지명하는 것이라 멜랑숑이 아닐 수는 있다.

르펜의 국민연합은 15석 이상 확보해 의회 교섭단체 구성하는 것이 목표다. 직전 2017년 총선에선 8석을 얻었다.

이번 총선에서는 르펜이 후계자로 점찍은 조르당 바르델라(26) 국민연합 당대표 대행이 부상하고 있다.

바르델라 대행은 파리 외곽에 소득이 낮고 인종 구성이 다양한 센생드니 지역 출신으로 대학을 중퇴하고 정치에 뛰어들어 2019년 국민연합 부대표가 됐으며, 지난 대선에서 지역의 젊은 층으로 지지기반을 확장하는 역할을 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