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현지인 직원 미얀마서 피격 사망…"쿠데타 군정 정보원"
유엔 "민간인 대상 폭력 비난"…군정 유혈탄압-반군세력 보복 공격 악순환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쿠데타 발발 16개월째에 접어든 미얀마에서 국제보건기구(WHO)의 현지인 직원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WHO 미얀마 지부는 지난 9일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8일 오후 5시께 남부 몬주 몰라민의 한 도로에서 현지인 직원 묘 민 툿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피격 상황과 관련한 정확한 정보는 아직 없다면서, 비극적 죽음에 슬픔과 조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WHO 미얀마 지부는 숨진 묘 민 툿씨가 약 5년간 운전사로서 자신들과 함께 일해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몰라민 지역 반군부 무장단체인 '몰라민 시민방위조직'(PDOM)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라고 주장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전했다.
PDOM은 성명에서 사망자는 군정 고위 장성의 친척으로, 군정 정보원으로 활동하면서 시민불복종운동에 참여한 공무원들 가족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엔 미얀마 사무소의 라마나단 발라크리슈난 상주 조정관은 성명을 내고 미얀마의 모든 이해 당사자들은 민간인의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폭력 행위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번 사건에 대한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 범인들이 책임을 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발라크리슈탄 조정관은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는 동부 카야주의 프루소구 모소 마을에서 최소 35구의 불에 탄 시신이 발견됐는데, 이 중에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의 미얀마 현지 직원 2명이 포함됐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미얀마군의 끔직한 폭력에 소름이 끼친다"고 규탄한 바 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진영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총선이 부정선거였다고 주장하면서 지난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후 군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유혈 탄압, 지금까지 약 1천9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반군부 세력도 무장 조직을 결성해 반격에 나서는 동시에, 군정 정보원이나 밀정은 물론 군정에 협력하는 지방 관리들에 대한 보복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미얀마 내 독립 연구소인 'ISP 미얀마'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쿠데타 이후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는 최소 5천600명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는 군부의 유혈 탄압으로 희생된 이들 외에도 미얀마군과 소수민족 무장단체 및 반군부 무장조직 충돌로 인한 사망자 그리고 살해된 군정 관리 및 정보원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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