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견제 美 반도체지원법, 정치적 득실 계산에 의회서 표류"
여야 중간선거 의식…공화 주저하고 민주는 총기규제법안 역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법안이 정치적 이유로 의회에서 표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미래 먹거리의 인프라이자 중국과의 기술 경쟁 핵심 품목으로 정하고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기 위한 예산 확보에 공을 들였다.
의회도 반도체 산업 지원에 공감하고 상원이 작년 6월 미국혁신경쟁법안을, 하원이 올해 2월 미국경쟁법안을 각각 처리했다.
두 법안은 공히 반도체 산업에 520억 달러(65조 원)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법안 내용이 달라 이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상·하원이 조문화를 위한 병합 심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 작업이 늦어져 법안 처리가 무산될 위험이 있다는 게 블룸버그의 지적이다.
의회가 한 달간 휴회에 들어가는 8월 초까지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8월 휴회가 끝나면 11월 중간선거를 위한 선거전으로 본격 들어가는 탓에 법안은 뒷전으로 밀릴 공산이 크다.
이는 야당인 공화당이 반도체 지원 자체에 찬성하지만 11월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로 인식될 만한 법안 처리에 주저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대신 공화당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 법안 처리를 노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최근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뒤 총기 규제 법안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반도체 지원법을 포함한 다른 법안을 등한시한다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이 법안을 마련한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 의원은 "이 법안이 최우선 순위라고 보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지만 너무 많은 의원이 부차적인 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백악관이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법안 처리를 강력히 밀어붙이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여야 의원 사이에 나오는 상황이다.
상·하원의 법안 중 520억 달러 지원 부분만 따로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아직 그렇게까지 할 시점은 아니라고 말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인텔과 대만의 TSMC와 함께 한국의 삼성전자가 가장 큰 수혜 기업들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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