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밀 시장, 전쟁·이상기후 '이중고'…"공급난 가속할 것"

입력 2022-06-10 00:58
수정 2022-06-10 08:49
국제 밀 시장, 전쟁·이상기후 '이중고'…"공급난 가속할 것"

4대 밀수출국 佛도 생산량 5%↓ 전망…'흉작' 인도는 수출제한

FAO "올해 전 세계 곡물생산량 4년만에 처음 감소 예상"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국제 밀 시장이 전쟁과 흉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대표적인 밀 수출국 우크라이나의 밀 공급이 러시아의 침공으로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세계적인 이상 기후 현상 탓에 국제 밀 시장에서 공급난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제 농업 정보업체인 스트레티지 그레인스에 따르면 올해 프랑스의 밀 수확량은 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농산물의 18%를 공급하는 프랑스는 중국과 인도,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밀을 많이 재배하는 국가다. 또한 밀 수출국 순위에서는 4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올해 프랑스는 극심한 가뭄과 태풍 등 이상 기후가 반복하면서 밀뿐 아니라 포도 재배 등 농업 전반이 타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세계 2위의 밀 생산국인 인도는 지난달 식량안보를 이유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효했다.

인도도 고온 건조한 날씨로 밀 생산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이다.

인도가 생산한 밀은 대부분 국내 시장에서 소비되지만, 인도의 밀 생산량 감소는 국제시장에서 밀 가격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WSJ은 국제 밀 시장의 공급난은 상당 부분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곡창지대를 점령하면서 봄철 파종을 하지 못한 현지 농부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밀 수출이 막힌 상황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후 밀 등 농산물을 약탈했고, 각종 농기계를 훔쳐 가는 등 의도적으로 농업을 망가뜨렸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주장이다.

러시아는 밀 등 농산물은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닌데도 의도적으로 자국 농산물 수출을 줄여 식량을 무기화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이날 밀과 옥수수 등 곡물 생산량이 4년 만에 처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FA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은 27억8천만 t으로 지난해보다 1천600만 t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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