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앤트그룹 상장 초기단계서 논의"…당국은 부인(종합)
'빅테크 압박 표적' 알리바바·디디추싱 규제완화 청신호 관측도
앤트그룹 성명 내고 "현재는 개편에 집중, IPO 계획 없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지배하는 세계 최대 핀테크 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을 다시 허용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허용 문제를 재평가할 팀을 꾸렸다고 전했다.
통신은 앤트그룹 상장 허용 문제와 관련한 초기 단계의 논의가 시작됐다면서 이는 2020년 11월 세계 최대의 IPO가 될 앤트그룹의 상장을 전격적으로 좌절시킨 이후 빅테크 압박 정책을 거둬들이겠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또 소식통들을 인용해 앤트그룹이 IPO 전에 반드시 얻어야 할 금융지주사 면허를 발급하는 절차도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 증감회는 이날 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이런 방향의 평가 또는 연구 업무를 진행 중인 것은 없다"고 밝혀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일단 부인했다.
다만 증감회는 "우리는 조건에 부합하는 인터넷 기업의 해외 상장을 지지한다"고 밝혀 향후 앤트그룹의 상장 가능성에는 열린 태도를 취했다.
앤트그룹도 이날 밤 위챗 계정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감독 당국의 지도 하에 개편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재 IPO 시작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알리바바그룹의 전자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최대의 핀테크 업체다.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절대적으로 장악한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11월 상하이와 홍콩에서 동시에 상장해 350억 달러를 확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예정이던 앤트그룹의 상장은 마윈의 정부 규제 정면 비판 직후 전격적으로 취소됐다.
이후 앤트그룹을 비롯한 알리바바그룹 전반은 중국 당국의 '고강도 개혁'의 핵심 표적이 됐다.
앤트그룹이 자국 금융계에 끼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우려한 중국 당국은 이후 앤트그룹에 수익성이 거의 나지 않는 지급결제라는 '본연의 업무'에만 충실한 것을 요구하면서 타오바오 등 모회사 플랫폼과 연계된 빅테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액대출, 금융투자상품 판매 등 알짜 사업에서 영향력을 축소하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당국은 대규모 증자를 통한 금융지주사로 전환 과정을 통해 앤트그룹에서 마윈의 영향력을 대폭 축소하는 한편 증자에 참여한 국유기업을 통해 정부의 영향력을 합법적으로 행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앤트그룹이 다시 상장하게 되더라도 중국 당국이 진행한 '대수술'로 기업 가치는 역대 최고 평가액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시장에서는 2020년 상장 추진 때 2천350억 달러로 평가되던 앤트그룹의 기업가치가 현재는 780억 달러로 약 3분의 1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앤트그룹의 IPO 재개는 그간 중국의 빅테크 업계, 나아가 중국 민영 기업들을 억눌렀던 '차이나 리스크'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뒤늦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국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경기 안정이 다급한 중국 당·정은 올해 들어 부동산, 빅테크 등 분야에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는 정책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
미중 갈등 와중에 미국 증시 상장을 강해해 알리바바 못지않은 '개혁 대상'이 된 디디추싱도 '사면'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상장 폐지를 계기로 중국 당국이 이르면 금주 안에 디디추싱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안보 심사를 마무리하고 이 회사 관련 앱 다운로드 금지를 풀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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